추리극의 재미와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가 잘 합쳐진 맛있는 식사
추리 영화가 보여 줄 수 있는 재미를 최대한 살린 '그림자 살인'은 거기에 오락적 재미까지 겸비한 영화입니다. 탐정이란 소재를 사용해 시대 추리극이란 독특한 장르를 도전한 모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점을 영화에 장점으로 잘 살려 냈습니다.
구한말을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라서 당시 시대 배경은 영화를 진행하는데 기본이 되는
부분이기에 예리한 관객에게 흠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노력과 비용을 많이 들여야 했을 겁니다. 그 점에 대해선 '그림자 살인'은 당시 시대 배경을 잘 꾸며 놓아 관객은 잠시 그 시대로 시간이동을 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고 모던 보이나 원스어폰어타임 보다 더 잘 표현한 듯 합니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영화마다 새로운 시도로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는 류덕환이나 미국 드라마 CSI를 보는 듯한
과학적 힘을 실어 주는 엄지원 그리고 감초 역할로 늘 웃음 주는 오달수. 마지막으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황정민의 연기는 웃음으로 긴장감을 순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에 비해 순덕(엄지원)과 홍지원 (황정민)의 관계, 연기력에 비해 존재감이 아쉬운 광수(류덕환) , 지나치게 황정민만 보인다는 점과 각 배역들의 설정이 후반부로 가면서의 변화에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추리극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전개를 보자면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한 단서들을 추리해 가는 과정을 시종 진지하게 끌어가면서도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와 배우들의 유머를 잘 배합하여 관객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더군요.
영화에선 중반에 갑자기 범인을 알려 주는데 이것은 관객을 속이기 위한 함정으로 보입니다만 저처럼 눈치없는 관객도 몇가지 단서를 통해 범인들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점은 영화적 재미를
약간 반감시키도 합니다. (가령 제목인 그림자나 영화속 가면 등)
한가지만 더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마지막 장면에서 범인과의 대결 장면은 중반 부 인상 깊었던 장면에 연장선상에서의 긴장을 주다가 갑자기 유명한 영화의 한장면을 인용한 듯한 결말을 보여 준 점이랄까요?
그래도 처음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작품인 것을 감안한다면 작품성과 오락성 그리고 다양한 시도등으로 상당히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후속편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부분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고,
돈 내고 극장에서 잘 봤다는 느낌이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참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또 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때문에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언제까지 상처받고 고통속에 살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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