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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끝없는 순환 똥파리
kaminari2002 2009-04-17 오후 9:24:49 1487   [0]

영화는 '가정폭력'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폭력의 끝없는 순환'을 다뤘다.

그것이 너무나도 리얼해서, 마치 어느 집안에서든지 한번은 겪었을 듯한 그러한 생생한 날것과 같은 영상.

"이~ 씨발로마"를 입에 달고 사는 상훈(양익준)은 그러한 폭력속에서 자라났다.

그것이, 아군적군 가리지않으며 폭력을 난무하는 그의 트라우마이자 일종의 '행동'의 방식이다.

그는 '폭력'과 '욕'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산다. 그것으로 '소통'도 한다. 물론 일방적인 방식이겠지만.

 

연희든 상훈이든 '가정폭력'에서 시작된 트라우마와 그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서 용역일을 하다가 집에 찾아가 채무자를 두드려패다 상훈이의 명언이 나온다.

“밖에서는 병신 같은 게 집에서는 김일성 같이 굴라 그래.”

맞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그렇게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많으신지,

연약한 아내와 자식들에게 그 온갖 폭력과 욕설을 일삼는다. 해외같으면, 가족폭력과 아동학대로 잡혀갈 일인데.

 

물론, 그 채무자를 때리는 상훈도 '가정폭력'의 희생자이자 재창조자이다.

"누굴 때리는 X새끼는 지가 안 맞을 줄 알거든. 근데 그 X새끼도 언젠가 X나게 맞는 날이 있어."

그것이 싫어서 폭력을 휘두르지만, 그것도 결국 무의식의 폭력이다. 영화끝에서도 나오지만,

그 무의식의 폭력은 결국 상훈에게도 돌아오지만, 더 중요한 건 또다른 '폭력의 시작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바로 연희의 오빠 '영재'를 보면 알수 있었다. 처음에는 쭈삣쭈삣하지만, 어느새 그도 상훈과 같이 되어있었다.

그 과정이 조금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주먹하나 안 휘두르던 그가 순식간에 폭력을 휘두르고,

그 폭력이 상훈에게까지 너무 급작스럽게 닥치지만, 폭력이 가진 습성을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다 싶다.

 

영화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가족'이었다. 이 모든 일들이 x같은 가족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이래저래 뗄수없는 가족이라는 점이 한국사람들의 습성이자 영화에서 또 한번 나타난다.

그리고, 이제는 핏줄만이 아닌 다른 대체형태의 가족이 더 수월하게 이뤄갈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훈'을 통해 만들어진 가족들. 아버지, 배다른 누나와 조카, 고아로 태어난 자신의 절친, 그리고 연희.

이들은 모여서, 상훈이 이제 없음에도 하나의 가족을 이룬다. 그 어느가족보다도 더 챙겨주고 위해준다.

지겨운 핏줄로 연결된 가족에서 벗어난 그들에게, 새로운 가족은 그 어느것보다도 자유롭고 편안해보였다.

다만, 그 자리에 상훈도 같이 있어서 그 감정을 느낄수 있길 바랬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가족인데. 

 

양익준 감독은 이 영화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영화가 아닌, 자신의 삶과 경험을 살려 만든 영화라고 했다.

울분과 응어리를 토해내기 위해 만든, 산모의 고통을 거쳐만든 영화 '똥파리'.

'똥파리'는 세상의 아웃사이더들, 그것도 아주 변방의 아주 x같은 인생을 사는, 똥파리같은 그들을 말한다.

파리 중에서 똥파리라 하여, 주위에 다가오지도 않는 파리중의 파리.

양익준 감독의 연기라 할수없는 연기는 너무 강하여 뇌리에 박혔다.

 

사실 어찌보면  얘기의 참신함과 영상의 혁신과 같은 건 없다.

이야기의 강함과 공감이 적절히 어울려졌다. 폭력과 욕설의 강함,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이야기,

어른들은 알아야한다. 자신이 휘두른 폭력이 자식들에게는 트라우마와 그것의 재순환의 시작점이 된다는 걸.

보고 배운걸 그대로 써먹는 것 뿐이다. 아주 무섭게, 아주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3 14:23
powerkwd
기회되면 볼께용~   
2009-05-27 14:12
kimshbb
세상이 디그래요   
2009-05-01 11:5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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