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원제는 'New in Town'.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시골마을에 온 신입내기'정도가 되지않을까 싶다.
시골마을이란 영화의 배경인 추운마을 '미네소타'이고, 신입내기는 이 마을의 공장경영자로 온 '미쓰 루시힐'.
우리나라에서는 '미쓰 루시힐'이라는 다소 직접적인 제목으로,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답게
그녀의 이름이면서 여자의 '힐'을 강조한 포스터처럼 꽤 괜찮은 한제로 지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뻔한내용과 끝이 보이는 영화에 어떤 매력이 숨겨져있나 찾아보면,
역시 '훈훈함'이다. 도시내기가 시골마을에 와서 그곳사람들과의 친화로 인해 진정한 '훈훈함'을 느끼게되고,
그것이 한남자와의 '사랑'으로까지 이루어진다는 진짜 눈에 빤히 보이는 이야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가 계속해서 반복하여 만들어지는건 역시 현대인들에게 '인간미'라는걸
점점 느끼기 힘들어져서가 아닐까?
'루시힐', 그녀의 이름이자 그녀가 자주 애용하는 높은 '하이힐'은 여러 상징과 그녀의 변화를 대변해준다.
도시에서만 최정상의 임원급 직원으로 지내온 그녀가, 촌구석 추운마을 '미네소타'로 올때까지도
그녀는 도시스타일 패션과 높은 하이힐을 고수한다. 그 추운마을에서 짧은 스커트와 미끄러운 하이힐이라니.
높은 하이힐은 그녀의 콧대와 자존심, 도시에서의 직급, 성공욕심 등 다양한 것을 대변한다.
그런 그녀가 변화하는 걸 보여주는 것 역시 그녀의 '하이힐'.
점점 그녀는 패션하곤 상관없는 두터운 옷들만 입게되며, 하이힐은 어느새 낮고 편한 슈즈로 바뀌게 된다.
그 과정이 바로 '미네소타'사람들과의 훈훈한 협력과 교류가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제 그녀의 낮은 슈즈에는 높은 콧대와 자존심 대신 따뜻한 인간미와 사랑,
마을사람들과의 더불어 사는 삶 등이 스며들게 되었다.
이렇게 영화를 보면, 우리나라 한제인 '미쓰 루시힐'도 꽤 잘 지은 제목이다.
간만에 본 '르네 젤위거'는 배역때문인지 아니면 최근모습이 원래 그런지,
너무 말라서 예전같은 귀여움은 몸매에서 찾아보기힘들지만, 그녀의 순박한 웃음만은 여전하다.
미국에서 큰 흥행은 못했지만, 그냥 한편 보고나면 따뜻한 훈훈함을 느낄수 있는 영화다.
더운마을 '마이애미'와 추운마을 '미네소타'중에 고른다면, 역시 마이애미겠지만 미네소타 시골사람들의
훈훈함도 그에 못지않게 따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