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똥파리를 보고 왔습니다. 머리에서 계속 맴도는, 계속 생각나네요. 결말을 이야기할 수 없기에.
어쨌든 보는 내내 상훈이란 캐릭터는 무섭고 다가가고 싶지 않은 혹은 피하게 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양익준 감독님 연기 정말 리얼합니다. 서른 다섯의 그가 말하는 가족 이야기 그리고 소통에 관한.
상영 후 무대인사와 사진 촬영도 해 주시는 나이스 가이의 모습은 영화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점점 다가가게 만들더군요. 무대인사때 이야기하신 건데 가족 이야기라며 그 가족의 소통에 관한 자신의 시선이 들어갔다고 본인의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자신의 부모님, 부모님의 또 부모님들이 이 영화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두렵다고 하셨는데 영화관에는 젊은 사람들과 더불어 부모님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제 생각으론 이 영화를 가족과 함께 보기에는 우리 나라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는 평을 날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많잖아요.
똥파리는 독립영화입니다. 작지만 큰 영화! 여러분들도 보시고 가족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지요? 영화에서 나오는 폭력을 정당화가 아닌 영화로서 올바르게 이해하시기를 바라면서.
전 아버지께 영화 똥파리 이야기를 하니깐 시작부터 거부 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독립영화라는 공통점으로 똥파리가 워낭소리와 계속 비교가 되고 있잖아요. 아버지께서는 워낭소리는 꼭 봐야된다고 하시면서 똥파리는 욕설, 폭력이란 단어로 보시지도 않고 색안경으로 바라보시네요. 아, 무대인사 도중에 윤승훈님이 똥파리 네이버 카페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한 아버님께서 "그 카페는 어디에 있는거여?"라고 하셔서 웃지 못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소통의 문제겠죠? 가족이야기가 나온다고 다 가족영화는 아니지만서도 "청소년관람불가용 가족 영화 똥파리"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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