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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그림자살인] 한국형 탐정물의 탄생 그림자살인
soda0035 2009-04-27 오후 3:05:17 1688   [0]

서양에는 셜록 홈즈 시리즈가 있고 가까운 일본에는 긴다이치 시리즈가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좀처럼 그러한 탐정 시리즈를 찾기가 힘들었다. 이렇다할

원작 추리소설이 없음도 이러한 것에 일조를 했다. 황정민이 이 영화 프로모션

때 우리나라만의 탐정 시리즈로 자리매김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 사실 필자는 조금 비웃었었다. 그렇게 쉽게 생길 것 같으면 진작

그런 시리즈가 있었겠지...하고 말이다.

 

개봉일에 맞춰 보려했던 계획이 어찌어찌 무산되어버리고 이제서야 보게 된

나는 노잉이 왜 박스오피스 1위인지 이해가 안 갈 정도였다. 이야기의 소스

자체가 조금 보기 불편한 아동성애범죄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흥미를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이 영화는 절묘하게 불편한 장면

을 피했다. 한마디로 냄새는 풍기는데 실제로는 뭐가 없는 것이었다. 동양권

사람들이 불편한 화면에 이질감이 있다는 것을 참고한 것이라고 하겠다.

여튼 때문에 관객인 나로써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거나 입술을 깨물어야만

하는 장면이 극히 적었다. 살인이 관련된 영화치고는 잔혹성도 약한 편이었다.

 

황정민이 연기한 일제강점기 한국판 사설 탐정 홍진호는 어딘가 날라리 티가

물씬 났다. 대충대충 일처리를 할 듯한 돈만 밝히는 듯한 어떠한 목표도 사명감

도 없는 듯했다. 이 첫인상은 마치 캐리비안의 해적에 잭 스패로우를 보았을

때 그것이었다. 주인공이라면 지당하게 가지고 있어야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선 혹은 악, 그걸 뒷바침하는 어떤 가치관이 분명한 캐릭터여야 할 것인데

잭 스패로우가 그러하듯 홍진호도 극 초중반까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그는 미국행인 프레디호를 타는 것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막연하게 대한민국을

떠나고자 했던 홍진호의 이 무기력한 선택이 바로 그 자신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뭐든 괜히 하는 일이 없다. 이 영화가 바로 그 점을

입증하고 있다. 첫 장면부터 끝장면까지 사소하게 지나는 것에 포인트가 있다.

어릴 적 자주 읽던 추리소설이나 즐겨보던 외국 탐정물에서 흔히 쓰이는

바로 이 방법이 이 영화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비법이다.

 

이 영화는 솔직히 그렇게 주도면밀하지는 않았다. 복선을 찾기 위해 눈을

번뜩이거나 A와 B의 연관성을 찾으려고 끙끙대지 않아도 된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홍진호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풀려가고 우리는 약간의 긴장감

만을 가지고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흔히들 추리물의 매력으로 꼽는

팽팽한 긴장감은 가끔씩 일반 관객들을 짜증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다소 느슨한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놓아주면서도

적절한 포인트와 이야기 전개를 통해서 그 흥미만은 계속 붙잡아두고 있다.

 

우리나라 추리물은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이 조금씩들 있다. 그래서 반전

하나에 몰빵한 채 스토리를 버려둔 영화나 마지막 반전이 대사 한마디로

처리되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맥빠지는 영화 등이 많이들 있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중반이 채 지나기도 전에 모든 관객들이

그 중요하다는 반전을 눈치채버리는 경우다. 반전이라는 것에 신경을 한참

끄게 하다가 모두가 이젠 다 해결됐어 하는 시점에서 빵 터져줘야하는

그것은 생각보다 설치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 설치가 미비한 영화들을 보면

참 식스센스가 여러 사람을 망쳐놨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이 영화는 중반부가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반전의 중대한 힌트를 흘린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반전이 있되 사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반전에 몰빵하지 않은 점, 한국적인 캐릭터 그리고 일제강점기라는 시기가

주는 약간의 덜 과학적인 면모가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을 들자면 여자 과학자인 엄지원의 비중이 너무 적었다는 점과

한국배우들의 일본어연기가 약간 가끔 어색하거나 어눌하게 들렸다는 점

그리고 홍진호와 의생 장광수의 수사가 숨을 죽이게 무릎을 탁 칠만큼 엄청

짜임새 있어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배우를 잘 쓴 영화다. 황정민과 류덕환 그리고 오달수와 윤제문

이 네 사람이 그들의 능력과 색깔을 잘 발휘한 영화인 것이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캐스팅이 별로였을 때 영화가 호평을 받기도 힘들었을 것

이라는 거다. 영화가 가진 빈틈을 배우가 완벽하게 메운 케이스인 셈이다.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결말 부분에 언제든 속편이 나올 수 있도록 열어둔

부분이었다. 이는 전편이 잘 되었을 때 우리가 또 스크린에서 홍진호를

만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속편이 나온다면 보고 싶다. 그림자 살인 자체도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완성도 면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든

빈틈을 배우가 상당 부분 메운 것으로 느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완성도

면도 높게 사고 싶다. 하지만 정말 빽빽하고 섬세하게 짜여진 한판의

퍼즐과 같은 추리물을 선호하는 분에게는 조금 비추다. 그다지 보면서

머리를 써야할 영화가 아니기에 그러한 긴장감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든

면에서 느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총 1명 참여)
d9200631
완성도 떨어져...
마지막 살인자와의 결투도 어설퍼...요...   
2010-03-17 02:43
zoophi
보고싶은 영화네요.   
2010-02-02 11:30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2 14:37
powerkwd
기회되면 볼께용~   
2009-05-27 12:11
boksh2
꼭 보고싶네용^^   
2009-04-27 16: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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