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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그것을 찾았다 김씨표류기
kaminari2002 2009-04-30 오전 2:33:57 1526   [0]

 

한국판 '로빈슨 크루소'...라고 부르기엔, 한강 밑 밤섬에 불과한 곳에 표류하게 된 남자 김씨. 그에게 더 이상 살 이유는 없었지만, 나름 '무인도' 섬생활을 하면서 삶에 불을 지피게 하는 이유들을 하나하나씩 찾게나가게 된 그. 영화에서 그것은 바로 '짜파게티(짜장면)'이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선 아주 흔하게, 그것도 아주 편하게 배달만 시키면 먹을 수 있는 바로 그것을, 남자 김씨는 짜파게티 분말스프만 얻은 채로, 그것을 뿌리기 위한 면을 만들기로 하고, 또 그 면을 만들기 위한 '밀'을 재배하기로 하고, 여러 궁리와 방법끝에 옥수수와 여러 채소를 가꿔내기까지 이른다. 그 힘들고 긴 과정이 그에겐 삶의 하나가 되었고, 삶의 이유를 갖게 만들었다. 비록 '짜파게티'하나 먹기위해서였지만...

 

영화는 일견 '슬로우 시티 운동 (느리게 살기)'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편리하고, 빨라지기만 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음식을 먹기위해, 그 모든 것을 일궈내는 과정. 그것이 자신의 '목표'가 된다면, 나의 인생은 살 의미가 된다. 그렇기에, 정재영은 그를 발견하고 짜장면까지 배달시켜준 정려원의 호의를 단호히 거절한다. '옥수수' 하나를 얻기위해, 그 힘든 과정과 삶의 의미를 한번에 내칠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 짜장면을 그렇게 쉽게 먹게된다면.

 

정려원에게도 '히키코모리'생활에서 그런 정재영의 모습과 동정과 호기심은, 그녀의 삶의 의미가 된다. 다만, 이제 도시를 벗어나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방해받지받으며(비록 날씨의 방해는 받지만) 살아가는 남자 김씨와 너무 편한채 그만을 망원카메라로 감시하는 여자 김씨는 비록 환경적으로는 다르고 그 고통 또한 다르겠지만, 서로 닮아있다. 마치 우리 현대인들처럼 말이다. 마음을 표류하는 사람들, 육체의 고통으로 표류하는 사람들, 가족을 잃고 표류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녀를 그 방에서 뛰쳐나오게 한 것도 사람의 호기심과 욕망이었고, 남자 김씨를 살아가게 한 것도 일종의 욕망이었다. '욕망'을 살리기위해선, 그 많은 것에서 벗어난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는 서로 그것을 찾았고, 끝내 두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진정한 나를 찾았다.

 

영화 '김씨 표류기'는 초중반 정재영씨의 원맨쇼에 가까운 호탕한 코믹연기덕분에 관객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는다. 후반에는 아무래도 조금 진지해지는 면이 있지만, 영화적 의미는 섬세하면서도 확실하게 그려내어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옥수수, 짜파게티(짜장면), 오뚜기 허수아비, 오리배 등 영화의 상징적인 것들도 잘 살려내었다. 너무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진정으로 찾아가고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길 바라는 영화는 비록 두 김씨처럼 한 문장의 답문을 받기위해서 3개월 17일이 걸린다하더라도, 진정한 '의미'가 담긴 한 단어가 오고 가길 바란 것 같다. 김씨의 'HELP'가 'HELLO'로 서서히 바뀌어간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HELP'가 아닌 스마일의 'HELLO'를 건넬 수 있는 '내 삶의 진정한 주체人'이 되길 바라며 이 영화를 살짝 추천한다. 

 


(총 1명 참여)
zoophi
보고싶은 영화네요.   
2010-02-02 10:16
prettyaid
잘읽었습니다^^   
2009-06-22 10:52
powerkwd
기회되면 볼께용~   
2009-05-27 11:49
kimshbb
역시,,   
2009-05-15 21:10
keh6175
ㅎ   
2009-05-15 15:58
boksh2
이거 잼있을거 같아욤^^   
2009-04-30 15:4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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