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느낌은 정말 딱 박찬욱 감독 영화라는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박찬욱 감독의 팬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잔혹극이나 피를 뿌리는 장면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영화를 보면서 박감독의 전작들을 떠올렸다.
올드보이가 그랬듯 금자씨가 그랬듯 복수는 나의 것이 그랬듯
잔혹한 피와 복수와 섹스와 배신이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숨을 놓아주질 않는다.
다만 다양하게 잔혹했던 전작들보다 피를 부르는 씬들이 단순해졌다는 점 정도,
선과 악 극명한 대립없이 우리는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계속 읽어내고 읽어내는 작업을 계속해야 했다.
상현이었다면 태주였다면. 혹은 신하균이었다면 김해숙이었다면..
그들만의 공간에 홀로 살아남겨진 레베카의 공포까지도.
계속 추측하고 더듬어가며 영화를 지켜보았다.
매번 상황이 바뀔때마다 태주와 상현은 자아가 변화하는 듯 하다.
그 추리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플롯이다.
유쾌한 봄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를 다음으로 미뤄두시라.
하지만 두번 세번 영화를 보는 매니아들에게도 이 영화는 더없이 여러번 생각할수 있는 소스를 던져줄것이다.
박찬욱의 또다른 복수와 파격적인 시나리오가 궁금하다면 또 한번 그의 작품을 선택하라.
극장에서 일어날때 묘하게 묵직한 가슴을 안고 하루종일 장면 장면들을 곱씹게 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