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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상상력에 소름끼친다 그랜 토리노
choimy84 2009-05-05 오후 3:01:58 1315   [0]
 
가장 미국적인 시민으로서 평생을 자동차업계에서 종사했던 월트는 한국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고 그 전쟁터에서 이미 13명의 인명을 살상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아들들과의 관계가 소원했고  버릇없이 굴어대며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손주들에게 거는 기대도 없다.
 
 
그는 애송이 젊은 신참내기라며 교회 신부에게도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혼자 정원을 꾸미고 맥주 한잔 들이키며 고독을 씹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으며 그 누구로부터도 속박받는 것은 참을성 없는 간섭이 된다.
 
옆 집에 이웃한 몽족(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 근거한 소수민족)과의 관계 역시 자신의 소유와 자유를 훼방하고 간섭하는 대상으로서만 여긴다.
 
 
그러나 그의 애마 1972년산 자동차 '그랜토리노'의 절도 미수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월트는 이들에게 불칠전하고 외곬인 미국의 한 노인네에 불과하다며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인간은 누구나 마찬가지라듯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며 진정한 친구가 된다.
 
 
서로를 경계하던 관계에서 이젠 가족과도 같은 존재가 된 둘 사이에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중국 갱으로부터 이유없이 핍박받는 몽족의 아픈 상처는 그 누군가의 희생없이는 싸매줄 수 없는 치유불능의 난제라는 것이 암시된다.
 
타우와 슈는 몽족의 2세대 들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영어와 몽족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몽족민이자 미국인이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이들은 소외되고 핍박받은 무리에 지나지 않는다.
 
몽족들이 그들의 문화를 지켜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애절하게 표현된다.
 
타오와 슈가 중국 갱으로부터 폭력과 강간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것을 목격하게 되는 월트는 이제 그가 그토록 애송이 취급하며 무시했던 교회 신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고해성사를 하고 그동안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이발소 주인에게도 면도를 부탁한 후 가장 근사하고 정결한 옷차림으로 갱단을 찾아 나선다. 거룩한 죽음을 앞둔 차분한 의식이다.
 
 
월트가 죽음을 각오하게 된 이유는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의 삶 전체와 가족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의 감정.
 
결국 그가 맞게 되는 죽음은 몽족과 중국 갱단의 악연을 끊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들을 영원히 격리시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의 죽움은 자신의 친구가 되어 있는 이웃 몽족 가족들에게는 그들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중국 갱단들로부터 자유를 안겨 주었고 육적, 심적으로 고통당한 상처를 치유하는 처방전이 되었다.
 
손가락으로 총모양을 하여 상대방을 겨냥하는 장면은 황야의 무법자 시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무게감보다 더하고 멋스럽다.
 
또한 슈를 향해 시비를 걸던 동네 흑인 양아치들에게 제스처를 취했던 손가락 권총과 진짜 권총의 순서를 손가락 권총과 라이터를 꺼네든 손으로 대비시킨 장면은 거장의 숨결이 느껴지는 놀라운 연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월트가 총알을 수없이 난사당한채 피흘린 한 손위로 라이타를 움켜 쥐고 양 팔을 벌린 채 누워있는 장면은 아무런 죄 없이 희생당한 그 옛날 성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의 죽음 후 장례를 마친 다음 변호사는 월트의 가족들 앞에서 그의 유언장을 낭독한다. 유언장에는 이 영화의 제목이자 소재인 그랜토리노의 소유권이 몽족 타우에게 있다는 사실이 담겨져 있다.
 
월트는 그랜토리노로 상징되는 자신의 모든 소유가 자신의 자식들과 후손에게가 아닌 자신의 곁에 있으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되찾게 해 준 몽족 이웃에게 있음을 죽기 전에 이미 밝혀둔 것이다.
 
타우가 그랜토리노를 타고 한가한 도심의 좁은 도로를 운전하며 가는 아름답고 고요한 풍광속에 흐르는 '그랜토리노' 주제가는 아름답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둥안 펼쳐져 있는 마을 도로 위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 보면 타우가 지나간 길위에 한참 동안 차 한대 지나가지 않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많은 차량들이 줄을 잇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장면 또한 내게는 한 사람의 희생이 만들어 놓은 길을 후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 발자취를 따른다는 의미로 보여진건 지나친 해석일까.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2-01 22:10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19 17:20
powerkwd
기회가되면 볼께요~   
2009-05-26 23:00
kimshbb
내용이잇어요   
2009-05-21 21:4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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