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재구성', '오션스 일레븐'과 같은 형식과 재미를 꾀하고있다는 홍보대로
분위기는 일단 비슷하다. 김래원, 엄정화의 선과 악 투 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맛깔 조연이 나와
일명 '한탕 범죄'를 노린다는 설정.
그 와중에 특별한 점은 아마 우리나라에서나 외국에서나 보기드문 '미술계'를 배경으로 내세웠다는 점.
그 중에서도 '동양화', 그것도 '벽안도'의 진본, 가본을 두고 일명 '베끼기 전쟁'을 벌이는 내용이라
일단 이 점에서 아주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미술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빨리 진행되는 속고속이는 전쟁이 따라가기 벅찰수는 있으나,
모르고 봐도 재밌고 또 새로운 흥미를 느낄수 있으며, 알고보는 사람들에게는 '미술계'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체적으로 두고 봤을 때, 일단 기본이상의 오락영화로써의 재미는 보장한다.
김래원, 엄정화의 '댄디 복원사 vs 돈에 악이 받친 갤러리장'의 대립은 영화의 긴장감과 구도를 확실히 살렸으며,
김래원은 여자들이 보기에 멋진, 엄정화는 시나리오 과정에선 원래 남자캐릭터였던만큼 아주 강하고 독한 팜므파탈로 거듭났다. 특히 엄정화씨의 캐릭터는 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의상과 헤어디자인 등을 통해 더욱 강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팜므 파탈'하면 우리나라에선 비슷한 류의 '타짜' 김혜수씨를 떠올릴수 있는데,
이미지나 강렬함은 그보다 센데 '배태진'이라는 인물이 가진 '악에 받친 사연'이나 개인적인 사연 등이
조금 부족한듯하여 캐릭터의 입체성과 그 표현력 부분에선 좀 아쉬웠다. 물론 엄정화씨는 열연했다.
그 외 배우부분에서 '영화는 영화다'에서 꼴통감독으로 나왔고, 이번 영화에선 호진사 사장으로 나왔던 '고창석'씨가 눈에 띄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조금은 지저분해보이는듯한, 그리고 약간 혀짧은 발음으로 관객들의 웃음과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캐릭터가 매우 맘에 들었던 캐릭터.
이 영화가 '미술계'의 복원과 복제를 다룬만큼 '벽안도'를 복원해가는 과정과 복제해가는 과정 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걸 보았을 때 그 놀라움과 새로움에 약간 감탄했으며,
본인이 아는 관련인들에게 들었을 때도 꽤 전문적이고 세세하게 그 바탕을 그려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시나리오와 노력면에서 일단 먹고 들어갔다.
하지만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등에 비해선 몇몇 배우들의 연기나 스타일, 영상면에서
조금 덜 세련되거나 투박한 느낌이 들긴했다.
그러나, 그 외적인 면에서 더 부각되기때문에 기본이상은 발군한 작품이 바로 '인사동 스캔들'이라고 생각된다.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