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와 그 헤어나올 수 없는 지옥같음. <똥파리>는 정말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똥파리가 똥을 싸고 더러운 곳에 끌리듯 영화의 주된 메세지인 '폭력'은 대를 이어가며 숨을 쉰다. 아버지의 폭력을 보며 자란 상훈(양익준.감독 겸 주연)역시 쉽사리 감정을 표현하는 법이 없다. 아니 표현할 줄도 모른다. 가정에서부터 잉태된 폭력의 피해를 고스란히 세상에 씨앗뿌린다. 거친언어와 행동들 치유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픔은 의외로 가족이란 이름으로 치유되는 듯 하는데...이복누나와 조카 분명히 그들에게는 평범한 삼촌이고 싶어한다. 아버지를 폭행하며 가족이란 이름표를 떼려하지만 한편으로 가장이라는 이름의 위치에 놓여지는 것이다.
영화 속 또다른 피해자 연희 역시도 상훈과 비슷한 입장. 그러기에 둘은 쉽게 연민의 정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물론 서로 입에 담기 힘든 욕과 대화들을 하지만
상훈의 끊임없는 욕설속에 보는 내내 그의 감정변화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개그라고 한답시고 말을 내뱉는데 실질적으로 그 스스로는 딱 한번 웃는다. 그리고 딱 한 번 운다. 지독하리만큼 서툰 감정의 소유자. 하지만 꽉 닫힌 그가 겨우 겨우 똥구더기에서 나오나 싶지만 결국 싸늘한 결과는 다시금 안타까움을 낳았다.
가정에서 싹튼 폭력의 사회적인 심각성은 엔딩에서 잘 나타난다. 헤어나오려고 해도 결국 그자리에서 맴도는 더러운 현실. 서러움의 눈물이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