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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 뱀파이어판 불륜치정극 박쥐
kaminari2002 2009-05-06 오후 10:38:31 1910   [0]

이 영화가 나흘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건, 개인적으로 '박찬욱'감독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송강호의 성기노출과 베드씬, 그리고 신비주의 마케팅이라는 여러 이점이 겹쳐져 '엑스맨 탄생 : 울버린', '인사동 스캔들', '7급 공무원' 등 빵빵한 오락영화들과 대결했음에도 흥행 1위를 한 것은 역시 궁금해서.였다는 점이 가장 컸다는 생각.. 그리고 그 예로, 보고나서의 관객 평이 극과 극, 한마디로 '올드보이'와 같은 호평일색이 아닌 최고 아니면 최저, 혹은 범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여전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은 관객들이 도대체 '어떻길래?'라는 점에서 이 영화를 찾는것 같습니다.

 

영화 '박쥐'는 이런 관객들의 '호기심'과 보고싶은 '욕망'을 채우려는 접점에서 영화적 주제와 맞닿았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보면서도 보고난 뒤에도 영화 '박쥐'는 이전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처럼 뭔가 강렬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박쥐, 사제, 욕망, 노출 둥 분명히 이전 주제들보다도 훨씬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영상적으로나 스토리적으로 우선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하고 뇌리에 남는 인상적인 씬들은 크게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영상미학 박찬욱 감독님 영화라 그런지, 색감, 영상, 배경 등은 아름다웠지만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지라, 괴기스럽지만 조금은 유머스럽게 피를 얻어먹는 송강호의 모습이나 피를 나눠먹고 뱀파이어가 된 김옥빈의 모습 등은 이미 봐온듯 익숙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스토리적으로는 기본은 '뱀파이어'이지만, 한국에서는 드물었던 소재, 하지만 '가톨릭 사제'가 뱀파이어가 된다는 설정에서 살짝 독특함을 풍깁니다. '욕망'과 '절제'의 상징인 '사제'가 인간으로써의 모든 욕망을 추구하고 뿜어내는 과정에서 역시 이 영화의 주제는 '욕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이 먼 박인환씨가 죽기 전에 세상을 한번 보고싶다며 갑작스럽게 자기를 뱀파이어로 만들어달라는 그의 욕망, 생기없던 얼굴에서 뱀파이어가 된 후 세상의 모든 피를 맛보고 싶다던 김옥빈의 욕망, 그리고 그녀의 성적욕망 또한 모든 것이 '인간의 순수하지만 본성적인 모습'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송강호'만은 이 모든 상황에서 뱀파이어지만 '인간이자 사제'로써의 모습을 지키려는 유일한 '고뇌'를 하는 인물로 설정되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고뇌하는 모습이 별로 없었습니다. 오로지 바보같거나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수요일마다 마작을 하기 위해 모인 '오아시스'의 멤버들도 자신의 놀이와 허욕을 채우려는 군상들이었습니다. 물론 '사제' 송강호도 피를 마시고, 섹스를 하지만 그것을 죄로 생각하고 그만두려는 '노력'을 하는 유일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했던, 자신이 사랑했던 김옥빈 마저 그런 죄의식과 욕망분출의 인물이 되어버리자 그녀와 함께 뱀파이어로써의 결말을 맞기로 합니다. 물론, 그 전에 모든 일들을 정리하기 위한 계획도 치밀하게 하고 떠납니다. 그 와중에 등장한 '송강호의 성기 노출'은 그런 면에서 영화적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사실 송강호씨의 노출은 너무나 짧고 그다지 신경쓰일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기적'이라고 믿는 사제들에게 한 여신도를 일부러 겁탈하여 자신에 대한 '신앙적 믿음'을 일부러 깨버리고 죽음을 향해 떠나는 그의 마지막 모습에서 옅은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도 이제는 '욕망'을 추구하는 생물이 되었는지라, 그런 자신에게 '순수한 신앙'적 의미를 강요하는 사제들의 믿음은 그에겐 일종의 '죄의식'이자 '굴레'였을겁니다. 

 

이렇게 영화 '박쥐'는 전작들에 비해서 오히려 장대한 대사나 군데군데 의미를 담은 영상씬에서 오히려 빛을 발한다고 봅니다. 이전에 추구했던 영상미나 쇼킹한 스토리는 이제 '박찬욱'감독님의 스타일이란 걸 알기에, 관객들은 그것을 뛰어넘는 뭔가를 보여주지않는한 만족을 하지 않습니다. 스토리는 '사랑과 전쟁 - 뱀파이어판 불륜 치정극'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MIX적인 통속극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송강호씨의 연기와 영화적 주제는 빛납니다. 정말 송강호씨의 연기는 빛납니다. 그가 없었더라면, 영화 '박쥐'는 존재할수 없습니다. 그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이전과 다른 '그만의 연기에 한 선을 긋고 나아갔다'고 봅니다.

 

 

하지만, 영화는 쉽게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선사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편함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올드보이'가 아닌 '복수는 나의 것'에 가까운 느낌을 줍니다. 이 모든 것을 눈으로 확인한 관객들은, 후에 긴 장기흥행을 할만한 도움을 주긴 어렵다고 봅니다. 영화적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사람이 아닌 이상, 두번 이상 보고싶지는 않으며 주위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관객들이 기대했던 거와는 많이 '달랐기'때문입니다. 사실은 안 그래도, 신비주의 마케팅이 띈 단점상 그들의 기대와는 배반격이 된 것입니다.

 

영화 '박쥐'는 그런 면에서 박찬욱 감독님 작품에서는 최고작이 아닌 범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객기대하고는 많이 다르고, 재미적 입장에서는 불편하며, 영화적 평가에서는 주제,영상,스토리,연기 면에서 제각각 들쑥날쑥하기 때문입니다. 원제 'Thirst'를 생각해보면, 인간의 '욕망'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서 '뱀파이어'와 '사제'라는 대비되는 독특한 소재를 적절하게 사용한 박찬욱 감독님의 센스로 보아, 다음 작에서는 또 어떤 독특함을 보여줄지 기대는 됩니다. 생각해보면, 박찬욱 감독님은 관객지향이 아닌 영화를 만들어온게 사실이었기에, 어찌보면 이번 '박쥐'는 우리 관객이 너무 기대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2-01 22:03
ekduds92
ㄳ   
2009-12-16 23:36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19 17:15
powerkwd
기회가되면 볼께요~   
2009-05-26 22:5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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