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그 어떤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를 만든 박찬욱 감독만큼의 파괴력이 있을 수 있을까?
평단이 사랑하고, 관객이 사랑(?)하는 감독 박찬욱..
그가 10여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 감독 시절부터 구상했다던,
한국형 뱀파이어 무비가 드디어 그 실체를 들어냈다..
이 영화에 출연한 송강호라는 배우도 주목 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 어떤 이보다도 주목 받아야 하는 이는 바로 감독인 박찬욱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영화에 대한 철학이나 전작들의 문법들이,
거의 총 망라되어 있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일테니까 말이다..
이 영화는 개봉 전, 거의 비밀 마케팅을 유지했다..
물론 감독의 네임 벨류가 줄 수 있는 기대치 때문에라도,
별다른 홍보는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의 관객들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아마 일반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미리 공개될 순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 자체에 논쟁을 제공할 꺼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일까?
이 영화는 개봉 후 최단 기간 100만 관객들을 돌파했지만,
개봉 후,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부턴 막 영화를 본 내가 나만의 평가를 내려볼 차례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박찬욱스러운' 영화다..
소재 자체도 그렇거니와,
영화 속 세트나 영화의 초반 시퀀스들에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무미 건조(?)하게 넘어간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뱀파이어가 된 상현과,
그 후 그가 맞닿뜨리게 될 인물들의 관계가 주로 그려졌기에,,
이 영화의 초반부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는 초반부를 지나면서 피치를 올리기 시작하여,
치정에 바탕을 둔 멜로 영화의 모습을 띠기 시작한다..
특히, 뱀파이어가 된 상현이 쾌락에 눈을 뜨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상황들은 어찌보면 전형적인 치정극과도 같았다고 본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팜므파탈의 꼬임(?)에 빠져서,
자신의 신조와 가치관을 저버리고 타락해버리는 그런 구조 말이다..
,,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군가?
바로 박찬욱이 아닌가..
관객들이 그저 그런 치정 멜로극으로 이 영화를 치부할 때쯤..
감독은 영화에 죄 지은 자들의 죄의식에 관한 이야기를 삽입한다..
자신이 저지른 원죄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일련의 인간군상들의 그리며 이 영화는 후반부로 치달아 간다..
이 부분은 나름 진지한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이 부분부터는 피가 난무하는 고어적 무서움이 아니라,
관객들에 심리적 공포를 안길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아마,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섬찟했던 부분도 이쯤일 듯;;)
,,
영화의 후반부는 왠지 모르게 블랙코미디와 같아 보였다..
완전 스포에 가까운 내용이기에 말할 수 없지만,
새로운 뱀파이어 캐릭터가 등장하며 벌어진 일련의 에피소드는,
이 영화를 결말부에 치달을 때까지 블랙코미디로 이끌어간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면, 이 영화는..
모두가 궁금해했을 뱀파이어의 최후를,,
정말 말 그대로 독창적으로 그린다..
아마도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그렇게 그저 그런,
치정 블랙 코미디 멜로로 끝내지는 않으려고 했던 거 같다..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새로운 뱀파이어가 등장한 후,
화면이나 세트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던가,,
송강호라는 배우만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최대한 활용한,
언어 유희적 코미디를 등장시키는 등..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상업 영화 감독으로써..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여러가지 새로운 장치들을 시도했던 것 같다..
그 결과는 그닥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던가 혹평 받고 있다..
나는 호평보다는 혹평에 가까운 입장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상업 영화 감독으로써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코자,,
그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여러가지 요소들을 재조립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조금은 난해하기까지한 영화 속 코드나,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어 보이는 일련의 노출신들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그의 전작이 보여주었던,
일련의 불편했던 장면들과 오버랩되면서,,
도리어 어떤 부담감으로 작용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Copy Rights, 매니악's 적나라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