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포영화하면 본인은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 보다 '사운드 호러'를 중요시 한다. 그런 생각
을 가지고 있던 차에 '사운드 호러'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 영화 '에코'가 눈에 들어와 지체없이
영화관으로 향했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있던 바비는 형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무슨 이유에
선지 몇 달 동안 집안에서 꿈쩍도 하지 않던 그의 어머니는 바비가 돌아오기 전, 결국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바비는 어머니가 살던 허름한 아파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집안에서 기이한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의 원인을 찾던 바비는 피아노 줄
틈에 끼어 있는 피 묻은 손톱과 누군가 손가락으로 뚫어 놓은 듯한 벽의 작은 구멍, 벽장 속 어머
니의 이상한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 등 공포스러운 흔적들을 연이어 발견하게 된다. 그리
고 매일 밤 바비의 귓가를 떠나지 않는 정체 모를 소리들로 인해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소
리는 시간이 지날 수록 바비의 귓가에 점점 더 선명해지는데..,
공포영화하면 잔인한 영상을 위주로 한 장르의 공포영화를 선호하시는 분이 계신가하면 본인처
럼 음향,사운드를 선호한다. 영화는 본인의 기대대로 초반부터 긴장과 소름끼치는 일명 '사운드
호러'에 압도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자국 소리, 온 건물을 파고드는 희미한 비명소리, 귓가를
맴도는 소름 끼치는 공포의 울림 등 영화 속 모든 소리와 움직임들은 단순한 음향효과가 아닌 주
인공이 느끼는 공포 그 자체를 관객에게 전이시켜 섬뜩한 공포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주인공의 '소리'에 자신의 정신을 빼앗기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본인이 저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
게 했을까하는 궁금증에 휩싸일 정도로 극한의 공포감으로 몰고 간다.
그러나 이처럼 극한의 공포감으로 몰고간 영화가 결말에 닿아선 허무함의 극치라고 그럴까..이
내 공포함이 헛웃음으로 바뀌고 만다. 감독도 결말을 이렇게 뿐이 지을 수 없었나하고 아쉬워하
면서 아니 한탄을 하며서 상영관을 빠져 나왔다. 어떤 장르의 영화든 결말이 참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깨단게 해주는 영화처럼 여겨진다. 그래도 '사운드 호러'라는 홍보 문구에 어느정도는 수
긍하는 편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관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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