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다이어리', 어렸을 적부터 좋든 싫든 강제적 반강제적으로 시작하여
나이들어서는 자신의 하루를 기억하고 되돌아보게도 하는 도구가 되어버린 '일기장'.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도 있었고 여러 '일기장'을 다룬 영화, 소설들이 많았다.
그만큼 '일기'란 것은 그 사람의 사생활, 비밀을 알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인생을 바라볼 수도 있고, 자신의 삶을 반추해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맨 어바웃 타운'. 2006년에 제작된 벤 애플렉 주연의 이 영화는,
미국에서도 DVD로 직행했고, 벤 애플렉도 한창 하락기에 접어든 때에 찍은
소도구같은 작은 영화다. 본인도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봤지만,
의외로 알찬 삶의 느낌을 받고 온 재미난 영화였다.
잘 나가는 엔터테인먼트 매니저 '잭'은 일견 성공가도만 달려온듯한 남자이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또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하는동안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되자 '심리 수업'을 받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스리기로 시작한다. 그 수업에선 '일기(journal)'란 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직접 써보면서 되돌아보기를 권한다. 그것이 그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일적으로 자신을 발목잡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앞에서 말한바와도 같다.
이 '일기'를 두고 벌어지는 '잭'의 사람관계, 부부관계, 일관계가 얽히고 설킨 상태에서
상황적으로, 인간적인 관계에서 오는 유머와 삶의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었다.
30 정도의 나이가 되면, 한번쯤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만한 시기가 되고 그러한 되돌아볼 일들이 생겨난다.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진솔하게 그러면서 재미나게도 담아낸다.
가벼운 로맨틱코미디 혹은 코미디 정도로만 생각했던 이 영화에서 의외로 많은 것을 느끼고 왔다.
일적인 면에서 성공가도만 달려오고 달리기 위해, 지금을 살아온 '잭'은 그런 면에선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가까운 인간관계와 자신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헤매고 있었다.
그럴 때, 자신에 대한 글을 솔직하게 써내면서 자신을 걸러내고 투명하게 자신의 단점과 장점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기회는 새로운 '자신'으로, 혹은 더 발전적인 '자신'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인생의 '반추'가 없으면 반성도 없고, 깨달음도 없고, 앞으로의 발전도 없다.
영화 '맨 어바웃 타운'은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살짝 삶을 살면서 잊고 있던걸 일깨워준듯한 영화다.
배우 '벤 애플렉'에게도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이 이후로 나름 연기파로 성장해갔으며 배우 '제니퍼 가너'
하고도 결혼하여 애 낳아 잘 살게 되었다. 감독은 영화에서도 친구 '모티'로 나온 '마이크 바인더'로
이후 '레인 오버 미'라는 훈훈한 인간관계를 다룬 영화를 찍었다. '레인 오버 미'와 '맨 어바웃 타운'을 보면서
이 사람이 얼마나 인간관계를 훈훈하게 잘 다루면서 그것에 대해 잘 얘기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크진 않지만, 작은 규모로 훈훈한 삶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런 영화였다.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얻고나온 영화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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