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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영화 걸어도 걸어도
tacgu 2009-06-22 오전 10:14:19 1063   [0]

내가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본 건 '아무도 없다' 단 한편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이 '아기라 유아'가 칸느에서 그 어린나이에 남우주연상을 탄 이 작품으로 '히로카즈'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하지만 '아무도 없다'라는 작품이 너무나도 강렬했기에...

 

아니, 다시 말하면 아이들의 잔인한 현실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그려낸 그의 연출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 소리내어 울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눈물을 삼켜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걸어도 걸어도'에서도 히로카즈 감독은 한 집안에서 가족간의 담담한 하루일상을 그리면서도 인물들간에게서 느껴지는 위태로운 심리와 긴장감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특히 겉으로 보기에 아버지와 료짱의 관계가 위태로워 보이지만...

 

실은 그 위태로움이 어머니에게서 폭발하고 말죠.

 

사람이 아무리 일상에 묻혀 하루하루를 그냥 그렇게 보내는것 같아도 문득문득 상처의 기억들이 밖으로 나오나 봅니다.

 

어찌보면 어머니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인물입니다.

 

영화를 보며 '우리 엄마도 저런상처가 있다면 아마도 저럴거야'란느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특히나 아들의 죽음이 원인이 된 아이를 매년 부르며 괴롭히는(?) 어머니를 보며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원래 일본영화들의 스타일이 그러하지만...

 

최근의 일본영화들은 인물들이 자꾸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데 비해

 

이 영화는 일본영화가 갖는 특징인 큰 사건없이 인물들의 모습들을 담담히 '보여주면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한 집안에서 한 가족의 조금은 특별한 하루를 보여주며 감독은 가족들간의 상처를 극대화 시키지 않고 그들의 평범한 생활속에 같이 묻어나게 합니다.

 

느낌이 마치 '오즈'의 영화와 닮아 있는듯 하지만,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이 영화는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과 닮아 있다고 하더군요. 조금은 이기적인 인물들의 모습에서 이런 말을 한걸까요...

 

영화는 중간중간 '기키 기린'의 능청스러운 연기덕에 많은 웃음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마치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가족, 삶, 죽음... 이런것들을 곱씹게 하며 씁쓸한 여운을 영화는 전해줍니다.

 

영화의 전체 톤은 매우 따뜻합니다. 하지만 인물들의 톤은 차갑게 느껴지더군요.

 

마지막 돌아서는 료짱의 식구들이 버스를 타고가며 하는 대사들과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부모님들의 엇갈린 대사가 부모와 자식이란 이런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저도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산지가 10년이 넘었고, 명절때만 집에 내려가는 입장이라... 간혹 차도 막히도 귀찮아서 가기 싫을 때도 있구요...

 

무척 공감이 가면서도 씁쓸한 대목이었습니다.

 

영화에는 걷는 장면이 많이는 아니지만, 몇번 나오긴 합니다.

 

갑독은 왜 '걸어도 걸어도'란 제목을 선택 했을까요? '걷는다' '계속 걷는다'라는게 어떤 의미일까요?

 

아마 영화를 다 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ㅎㅎ

 

아무튼 최근의 일본영화들에 적잖은 실망을 했던터 였는데...

 

오랜만에 진짜 일본영화같은 '일본영화'를 본 기분이네요.

 

씁쓸하지만, 긴 사색과 여운을 남기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9 19:43
kimshbb
참고할께요   
2009-06-27 11:40
jhee65
"아무도 없다"가 아니라 "아무도 모른다"겠죠   
2009-06-22 10:27
prettyaid
잘읽었습니다^^   
2009-06-22 10:1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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