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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과 틀린 것에 대한 질문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novio21 2009-06-24 오후 11:24:45 1051   [0]
  터미네이터의 진화가 느껴지고 있다. 영화가 다루는 소재가 인간의 본질적 물음으로까지 향하고 있는 것이다. 화끈한 액션과 볼거리로만 포장돼선 안 되는 것인지 영화는 무척 어려워져 가고 있다. 다른 것과의 차이로 우린 서로 상대를 틀렸다고 윽박지르고 있다.
  자신의 육체를 실험용으로 사용되길 허락하는 어느 사형수의 모습으로 처음 시작하는 영화는 가치있는 인간과 무가치한 인간의 구분으로 시작한다. 터미네이터 특유의 우울한 이미지와 어조는 언제나 이지만 그러나 영화는 과거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인간의 모습으로, 그래서 인간인 줄 알았던 한 사내가 사실은 인간이 아닌 T-600 이란 기계인간이란 사실을 알고 나서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기계인들에 의해 초토화된 미국 LA를 본다면 왜 기계인간에 대해 적대감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인간은 자신에 대한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 하면 그의 생각 (비록 인간의 뇌가 아닌 복잡한 소프트 웨어로 구성된 기계지만)엔 그는 인간이었고 그러고 싶었다. 자신의 내부에 대한, 혹은 자신을 구성하는 기계들을 이해하기 전까지 그랬고, 인간을 위해 싸우는 와중에도 그랬고, 자신의 몸이 기계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그랬다. 그의 마음과 의식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를 대하는 그의 주변과 시선이 변한 것이다.
  자신의 처지를 알고 나서, 그리고 주변의 시선이 바뀌고 나서 자신이 변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기계 본부로 가서 만난 자신을 그렇게 만든 중추 기계와의 대화는 그래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발생한다. 난 누구인가, 그리고 난 누구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라고. 자신의 고민과 달리 주변은 냉정했다. 극소수의 인간만이 자신을 그들의 편으로 받아들였다. 비록 기계인간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않았고 신뢰에 대한 확신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지만.
  마쿠스와 T-600 이란 두 가지 이름의 혼돈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행동을 결정한다. 자신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존재로 여긴 인간을 위해, 인간이었던 자신을 기계인으로 만들어서 자신과 같기에 동료라고 주장하는 세력을 적으로 상대한 것이다. 그의 선택이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 잘 모르겠다. 자신을 원하지 않은 모습으로 만든 것에 대한 원한이든, 스스로를 인간으로 유지하고픈 마음에서든 그는 인간을 위해 싸운 것이다.
  영화는 마쿠스란 존재만이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마쿠스가 가장 눈에 띈다. 나에겐 이 기계인의 존재가 우리 사회의 이방인들의 모습과 연이어 유추되고 있었다. 아니 우리와 다른 존재이기에 차별 받고 더욱이 추방의 존재로 여기고 있는 요즘, 우리 속의 이방인들은 자신과 한국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린 어쩌면 이름만 다른 기계인간들과 필연적인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우리는 과연 옳을까?
  기계인간의 시작은 바로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고 소모됐다. 필요는 탐욕을 비추는 거울인지 모른다. 기계를 학대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영화에서 기계가 인간에 대해 왜 분노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이방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우린 그들이 마쿠스처럼 우리들을 위해 봉사하길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들을 위해 뭘 했을까? 알량한 직장 구해주면서 너무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불평등한 계약으로 그들을 잔인하게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그들이 순애보적으로 희생만 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그들이 소나 말처럼, 그리고 돼지처럼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은 아닐까? 아니 그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데도 그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달라서 틀린 것이 아니라 하찮다고 생각해서 우리 뇌리에 사라진 것은 아닐까? 그래서 우리 역시 상대에 의해 틀린 대상으로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우린 상처 입게 되지 않을까? 우린 기계보다 나은 것일까? 우린 그들보다 가치있을까? 터미네이터란 영화는 점점 어렵게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8 14:06
ekduds92
잘봤어요   
2009-07-22 18:08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5 10:3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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