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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겐 돌이 비처럼 쏟아진다... 레이닝 스톤
ldk209 2009-07-03 오후 3:40:47 973   [1]
노동자에겐 돌이 비처럼 쏟아진다... ★★★★


영국을 대표하는 좌파 감독 켄 로치가 93년에 제작한 <레이닝 스톤>은 맨체스터 지역에 사는 실직 노동자의 이야기다. 당시 맨체스터는 사상 최고의 실업률 속에 국영탄광이 무더기 폐쇄 조치되면서 노동자들의 삶이 극단적인 피폐함으로 물들던 때라고 한다. 실직자인 밥(브루스 존스)은 딸의 성찬식에 입힐 드레스 비용을 구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 토미(리키 톰린슨)와 함께 방목 중인 양을 훔쳐, 그 고기를 팔러 다니기도 하고, 정화조 청소를 하기도 한다. 일당 몇 명과 함께 차를 몰고 다니며 보수당사에 깔린 잔디를 훔쳐 팔기도 하며, 나이트클럽 경비원에 취직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하루 만에 쫓겨난다. 딸의 성찬식은 점점 다가오는데, 돈은 쉽게 구해지지 않고 돈을 빌려 준 폭력배들은 밥의 집을 찾아와 아내를 협박하기에 이른다.


어떤 경우엔 굳이 소리 높여 주장하지 않고 현실을 담담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효과가 발휘되기도 한다. 70년대 80년대 농활과는 별개로 서울지역의 빈민가(주로 관악구와 성북구에 있던 달동네) 체험(?)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었다. 거창하게 무슨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그 동네에 방을 얻어 생활을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것만으로도 사회가 어떻게든 변화되어야 한다는 열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레이닝 스톤> 역시 비슷한 체험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물론 켄 로치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엔 켄 로치의 분신인 듯한 인물이 나와 좌파적 정의로움을 설파하기는 한다. 이 영화에서 그 역할은 주인공 밥의 장인이다. 노동당 지역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인은 “당신을 우리가 왜 뽑았는데.. 이런 거 해결하라고 뽑은 거야”라며 노동당 국회의원을 상대로 제대로 일을 하라며 윽박지르기도 하고, 노동자들과 실직자들을 위한 상담과 민원 해결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닌다. 당연하게도 장인은 밥에게 여러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지만, 영화에서 장인의 비중이나 역할은 대단히 소소하게 그려져 있다. 장인에게 포커스를 맞춰 비중을 높였다면 <레이닝 스톤>은 대단히 무미건조하고 따분한 설교조의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레이닝 스톤>에서 켄 로치는 영국의 하층 계급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저 담담히 비출 뿐이다. 그들의 현실은 대단히 궁핍하고 곤궁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을, 그들의 희망을 말하며, 종교적 허위의식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내린다. <레이닝 스톤>은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즐거운 성찬식을 보내는 밥의 모습을 비추며 막을 내리지만, 밥의 궁핍한 삶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밥에겐 “돌이 비처럼 쏟아질 것이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7 20:43
kimshbb
참고합니다   
2009-07-07 18:22
jhee65
prettyaid / 이 사람은 여기 저기 똑같은 멘트 복사해서 붙이고 다니는구만   
2009-07-07 15:09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6 17:4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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