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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의이야기,우리모두의이야기.. 걸어도 걸어도
kaminari2002 2009-07-04 오전 11:29:39 1026   [0]

 

영화는 마치 영화가 아닌것처럼,

우리네 가족 이야기 혹은 우리네 근처의 누군가의 가족을 보는듯한

연기와 영상을 보여주었다.

 

사소한 대화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의 모습들까지..

그 누구도 이것이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라는 사실을 못 느끼게 할 정도로

관객들은 각자 모두가 공감할만한 가족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장남 준페이가 지금은 별볼일없이 살고있는 어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물 속에서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일을 통해 가족들은 일년에 한번씩 모이고,

서로 불편해하면서도 여느 가족처럼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고

공감도 하면서 서로의 속내도 알아가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 과정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마치 명절때 모이는 우리가족, 우리친척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서 살갑기도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가슴이 찡한 순간까지도 오게 되었다.

 

'걸어도 걸어도'. 일본의 유명한 가요노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에서 나오는 가사의 한 부분.

자식을 뒷바라지하고, 퇴직한 의원남편과 티격태격하면서 사는 전형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키키 키린의 모습에는, 우리가 보는 한없이 다정한 어머니의 모습만 있진 않았다.

준페이가 죽으면서 살린 아니는 별볼일없는 인생을 살고있고, 어머니는 그녀를 매해 기일마다 부른다.

산 사람도, 가족들도 불편해하지만 그를 부르는 이유는, 그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위해서란다.

너 때문에 준페이가 죽었다는 걸... 한없이 다정하기만 할것같은 할머니이자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 모습이 보일때는 살짝 무서웠다. 자식이 죽은걸 애통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면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땐... 그리고 가끔씩 던지는 재혼한 며느리에게 던지는 냉소적인 말들..

 

 

이런 면들이 사실 모두에게 있다. 다만 보이지않거나, 보지않으려는 것뿐..

우리의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있는 모습들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음반을 몰래 살만큼 소녀의 감정도 있는 분이셨다.

역시나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무뚝뚝하고 제멋대로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 사이가 불편하고 죽은 형의 그늘에서 벗어날수 없는 차남.

그런 그들이 처음에는 참 특이하고 융통성없는 성격들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렇게 보이는 성격의 사람들은 겉과 속이 같기나 해서 알기가 쉽다.

영화 속 어머니와 같이 많은 아픔과 슬픔과 기쁨과 소녀의 마음을 복잡하게 갖고있으면서,

평소에는 표출하지않다가도 가끔씩 나오는 한마디가 무서운 그런분들이 더 복잡한 사람이다.

 

뭐, 이렇게 말했어도 영화는 감독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그리면서 만들었다는 후일담처럼,

결국은 다하지 못한 자식의 불효함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과 애정을 그린 영화였다.

 

어머니에게 다음에 차를 사서 태워드리겠다는 말,

아버지에게 다음에 손자녀석하고 같이 축구 경기를 보러가자는 말.

항상 우리 자신부터가 그러듯이 '다음에..'라는 말을 쉽게 해버리는 부모님에게

쉽게 다음이라는 코스는 오지않았다.

우리가 크는 만큼, 그 분들도 나이를 먹으시고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래서, 이 영화가 나의 가족의 이야기, 우리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웃집너머 들려오는 웃음소리까지 일일히 고려하여 만들었다는 '아무도 모른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함과 영화같지않는 수수함을 살리면서도

꼼꼼하게 모든것을 생각하고 고려하여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같지않으면서도 영화같은 모든 부분을 신경쓰며 만드는 일본영화와 일본인의

정서를 깊이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걸어도 걸어도'. 인생은 걸어도 걸어도 알듯하면서도 정답이 없는 모를듯한 길이다.

 

그 누구도 앞길을 모르기에, 걸으면서 걸으면서, 배우고 추억하고 그 기억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7 20:34
kimshbb
감명   
2009-07-07 18:14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6 17:4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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