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 제목이 왜 [UP] 인지는 알고 봅시다.
cropper 2009-07-31 오전 10:19:08 7379   [4]
이 세상에 PIXAR 라는 회사보다 창조적인 회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오랜 기간 만나기를 반복하면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기다림의 팽팽함이 느슨해질만 한데, 무려 14년 동안 1,2년 간격으로 꾸준히 만나게 되는 PIXAR 의
영화들은 아직도 개봉일이 다가올때면 까치발을 들어 반기게 된다.

필자에게 [토이스토리(1995)] 이후 정확히 10번째 PIXAR 영화인 [UP]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영화 티켓을 비행기 티켓처럼 손에 쥐고 설레는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UP]의 포스터 속 탐스러운 풍선을 바라보자 어느새 기억 저너머에서 가져온 색색의 풍선들이 손에
쥐어지고 나도 모르게 보채는 마음까지 생기니, 주책인가 동심인가...

깐느 영화제 역사상 최초의 애니메이션 개막작이자 올해 가장 크게 성공한 영화중 하나인 픽사의 신작
[UP]은 그 명성, 그 감동 그대로 다시 우리곁을 찾아 왔다.
PIXAR 의 영화를 보러갈 때 마다 기대하는 것 중에 하나는 본편 전에 상영하는 단편 영화이다.
올해는 PIXAR의 한국인 중 한명인 (교포2세) '피터 손'의 작품, "구름조금 (Partly Cloudy)" 이 상영된다.
생명의 소중함을 너무나 재치있게 그려낸 이 단편의 감독인 피터 손은 본편인 [UP]의 주인공 꼬마
러셀이 동양인으로 설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UP]은 시작부터 완전히 놀랍다. 관객들은 영화가 시작한지 불과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눈시울이 붉어지는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보통의 영화가 감정의 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에 반해, 영화 [UP]은 급격히 높은 감정의 파도에 관객을 밀어넣었다가 서서히 풀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이해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얻게 되는 것이지만, 영화 [UP]은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주인공에 대한 충분한
동정과 이해를 얻어내고야 만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에, 주인공의 대사
한마디 없이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내성적인데다 말수가 적고 자식이 없었던 그에게 아내 엘리의 죽음은 자연스레 그의 모든 관계의 종말
이자 삶의 의지의 종점이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노인네의 선택은 바로 "여행" 이며 이미 그의 내면에 대한
공감이 재빨리 구해진 시점에서 영화는 이제 주인공과 새로운 이들의 관계로 촛점을 옮겨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반자는 바로 (인간이자 할아버지인 주인공과 반대말인) '동물' 과 꼬마' 이다.

할아버지와 꼬마, 그리고 동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이 영화가 품고있는 가치의 대상이
모든 세대 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평생 자신과 가족만을 향해 있던 사랑과 용기가 어느덧 서서히 이웃과 자연을 향해 열려갈때, 비로소
삶이 풍요로워짐을 깨닫게 해준다.



큰 광경은 큰 생각을,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생각을 가능케 한다는 여행 예찬론자의 말처럼 스스로를
밖으로 끄집어 내는 데 '여행'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 인생의 황혼기에 용기있게 내딛은 여행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자연과 소통하게 된 그와 함께 하다 보면, 어느덧 영화 초반에 느꼈던 갑작스러운
슬픔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옆좌석 꼬마와 함께 낄낄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큰 해방감을 주는 시간을 찾기란 어렵다.
우리는 발이 공중에 뜬 순간 우리를 짓누르고 있던 수많은 억압 들 위로 솟구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 우리 삶은 저렇게 작았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 볼 기회는 드문 세상, 그러나 신과 새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세상을 만나게 된다.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발췌)

이 영화의 제목이 [UP] 인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주인공 프레데릭슨이 풍선을 엮어 집을 띄우는 그 장면에서 주위 관객들 표정을 살펴 보라.
형형색색의 풍선과 함께 하늘로 솟구치는 그 찬란하게 눈부신 광경을 마주하는 순간에
진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관객들의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 것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다.

Filmania, cropper 원성백


(총 3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3 01:52
sphere20
아들과 꼭 같이 가서 봐야겠네요.   
2009-08-14 08:45
tonality
보러갑니다~   
2009-08-14 03:03
kajin
업 보고 또 보고 ..픽사가 있어 너무 행복해요   
2009-08-14 01:08
lim216
정말 너무 재밌떠라고요~   
2009-08-13 23:12
dulcemente
업. ㅜㅜ   
2009-08-13 22:30
heartache
행복해지면서도 가슴이 짠해지는 그런 영화였어요   
2009-08-13 10:06
river12424
업 최고~   
2009-08-13 00:05
aaiillee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업은 아직도 못봤네요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이 글을 보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09-08-12 22:01
lisbela
넘 보고 싶어요!!   
2009-08-12 16:48
sexyori84
업보고시퍼요 :)   
2009-08-12 15:34
km0126
이거 꼭 봐야 되는데 단순한 애니메이션은 아닌거 같아요   
2009-08-12 14:53
verite1004
저도 업에 완전 반했어요!   
2009-08-12 10:54
blue8171
잘 읽었어여~~   
2009-08-12 09:22
gion
최고임 업은 ㅋㅋ   
2009-08-11 23:57
haha227
오   
2009-08-11 19:43
kimshbb
고마워요   
2009-08-05 16:19
wjswoghd
알았네요   
2009-08-04 20:39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5502 [국가대표] 나는 이 나라의 국가대표다 (3) christmasy 09.08.01 1203 0
75501 [블룸형제 ..] 동생을 속여라. (3) godlhr 09.08.01 1637 0
75500 [국가대표] 나를 대표할 수 있기까지 (18) jimmani 09.08.01 19404 3
75499 [국가대표] 이건 뭐 대바아악! (3) bbobbohj 09.08.01 1103 0
75497 [국가대표] 최고! (2) dawit 09.07.31 1007 0
75496 [국가대표] 스포츠 영화와 성장 드라마의 조화를 꿈꾸는 영화 (2) gtgta 09.07.31 1097 0
75495 [국가대표]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 (3) ferahavh 09.07.31 1045 0
75494 [국가대표] 비겁한 한국이 버린 강한 그들 (3) novio21 09.07.31 924 0
75493 [차우] 스토리는 탄탄한테 씨쥐가 아쉽네요 (4) rlawldmswkd 09.07.31 1231 0
75492 [오감도] 오감도라는 영화...... (2) niceflover 09.07.31 1542 0
75491 [아이스 에..] 애니라고 아이들만 보나요?? (3) riggomo 09.07.31 1226 0
75490 [아이스 에..] 어른들이 보면 즐거울 애니메이션~! (9) tjsk2 09.07.31 24579 0
75489 [메디엄] 실망스러운 메디엄 (2) rupy3532 09.07.31 1378 0
75488 [블러디 발..] 기대보단 실망 (2) rupy3532 09.07.31 1235 0
75487 [아이스 에..] 꼭 보세요~아이스 에이지!!! (3) ekekfwhgdk 09.07.31 1048 0
75486 [아이스 에..] 역시 아이스에이지!!! 후회절대안함! 일단봐요! (5) ekdud5310 09.07.31 1194 0
75485 [거북이 달..] ^^ (2) ekfkd1004 09.07.31 928 0
75484 [룸바] 새로운 장르의 코미디를 만난 기분이 드는 영화 (2) fornest 09.07.31 916 0
75483 [업] 무난하다. 허나 그 이상은 없다 (4) cko27 09.07.31 1258 0
75482 [차우] 조금은 아쉬운 차세대 '괴물' (3) Bakkass 09.07.31 1111 0
현재 [업] ★ 제목이 왜 [UP] 인지는 알고 봅시다. (18) cropper 09.07.31 7379 4
75480 [아이스 에..] ㅋㅋㅋ 역시.. (3) a5212503 09.07.31 977 0
75479 [국가대표] 대박입니다^^ (4) blnko88 09.07.31 1071 0
75478 [아이스 에..] 아 재밌어라 (3) bbobbohj 09.07.31 1011 0
75476 [업]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깊이감까지 있는 걸작 애니메이션 (3) leak424 09.07.30 1022 0
75475 [오펀 : ..] 몸서리가 쳐지도록 긴장감속에 공포속으로 몰고 간 영화 (9) fornest 09.07.30 8686 1
75474 [블러디 발..] 무더위를 날리기에 딱!인 오싹한 호러 영화 (3) la213 09.07.30 1068 0
75473 [국가대표] 나도 할수있다! (4) didipi 09.07.30 1065 0
75472 [이브의 유..] 이브의유혹 (2) happy398 09.07.30 1558 0
75471 [국가대표] ★어설픈 선수들의 좌충우돌!! [국가대표] (5) somcine 09.07.30 1091 0
75470 [로스트 맨] ★지루한 뽀르노 영화 [로스트맨] (3) somcine 09.07.30 3509 0
75469 [킹콩을 들다] 이 여름을 들어버려라~!! (6) minttree 09.07.30 1131 1

이전으로이전으로601 | 602 | 603 | 604 | 605 | 606 | 607 | 608 | 609 | 610 | 611 | 612 | 613 | 614 | 61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