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치는 안나 패리스... ★☆
그저 외모의 힘만으로 플레이보이 모델이 되어 매일 화려한 파티 속에 보내던 쉘리 달링턴(안나 패리스)은 27번째 생일을 맞아 고령이라는 이유로 느닷없는 퇴출 명령을 받는다. 물론, 이는 쉘리를 질시하는 다른 모델의 농간임은 바로 관객에게 친절하게 소개된다.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 거리를 헤매던 쉘리는 어떤 대학 캠퍼스의 가장 인기 없는 여대생 동아리 기숙사감이 되어 그들에게 여성으로서 인기를 얻는 비법을 전수해주며 그들과의 새로운 생활을 꾸려 나간다.
안나 패리스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하우스 버니>는 <미녀는 너무해>의 다운그레이드, 그것도 한참 다운된 영화다. 이야기는 뻔하다 못해 지루할 정도다. 이런 영화에서 뭘 그렇게 바라느냐고 묻는다면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굳이 이런 영화를 찾아 본 나를 탓할 수밖에.
개인적으로 안나 패리스라는 배우를 매우 좋아한다. 특히 <무서운 영화> 시리즈에서의 코미디 연기는 여성으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임에도 특별히 그녀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독특함이 안나 패리스만의 매력이다. 반대로 일반적(?)인 배역을 맡은 경우, 별다르게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묻혀 버린다. 아무래도 안나에겐 과장된 표정과 말투가 제격인 듯싶다.
어쩌면 안나 패리스가 <하우스 버니>를 5년 전에 찍었다면 좀 나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괴로웠던 건 확연히 나이 들어 보이는 안나 패리스를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우스 버니>같이 뻔하고 지루한 캠퍼스 영화를 조금이라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안나 패리스의 매력이고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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