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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의 영화감상평 ## 다우트
excoco 2009-08-12 오전 6:11:27 900   [0]

아.. 영화를 보면서 웬지 연극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연극이 원작인 영화였다.
지난번 TV 에서 해주던 영화줄거리를 얼핏 본적이 있어서, 카톨릭 신부의 아동성추행 관련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것보다 생각외로 복잡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전의 감상평인 '고하토' 에 이어, 이번 영화 역시 동성애적 코드를 다룬다.

(스포일러)
일반적으로 카톨릭 신부의 아동성추행 사건은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교회의 병폐중 하나이다.
개신교에서는 부녀자(신도들) 성추행 사건이 빈번하지만, 이보다는 더욱 절제된 삶을 사는 카톨릭에서는 정치권력을 위한 암투나, 아동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번 영화에서의 이야기는 정확히 어떤 결말을 내고 있지는 않고, 의혹과 의심(Doubt) 들로 서로 싸우다가 결론없이 끝나버린다.

메릴 스트립의 명연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다.
좀 아쉬운점은, 2007년 히트작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의 등장인물과 설정 자체는 매우 다르지만, 인물의 성격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서의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라는 인물의 성격은, 겉으로 완벽하고 냉정하며 패셔너블한 외모뿐 아니라 지적이기 까지 하며 리더십까지 갖춘 현대 여성이었다.
또한, 그런 냉철함의 이면에는 나약함을 숨긴 인간적인 고뇌가 있었고, 쉽게 누군가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자신과 매우 닮은 야심있고 성실한 앤디삭스(앤 해서웨이)를 비서로 가까이 두며 많은 것을 가르키고, 결국에는 자신의 가정사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들키기도 한다.
그런 인물의 성격과 이번 영화에서의 알로이시스 수녀(메릴 스트립)의 모습이 겉모습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내면의 모습이 매우 유사하다.
알로이시스 수녀는 카톨릭 계열 학교의 교장 수녀로써 호랑이 선생님처럼 무섭고 한치의 빈틈도 없으며, 뛰어난 육감(?)으로 플린 신부(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비리를 캐며 몰아세우고는 결국 다른 곳으로 가게 만든다.
그러나, 플린 신부의 비리를 캐기 위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추측되는 소년의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들이고 나누는 대화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소년이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그 문제로 인해 가정불화가 있고,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그 어린 흑인 소년을 소년의 어머니는 누군가가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우며, 몇개월만 학교에서 버티면 그 이력을 발판삼아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게 될거라는 어머니의 기대에 당황하게 된다.
즉, 소년의 어머니는 동성애니 뭐니 하는 문제 보다는, 아이를 위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아이의 장래를 위해 학교를 계속 다니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개방적이고 교회 개혁적인 성향의 플린 신부의 일거수 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알로이시스 수녀.
그녀는 자신의 직감을 믿으며, 분명 소년과 신부가 부적절한 관계일꺼라고 확신하고, 플린 신부와 담판을 짓는다.
알로이시스 수녀는 여러 교회를 옮겨다닌 플린 신부의 이력을 들먹거리며, 예전의 교회의 수녀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신부를 몰아세운다.
결국, 플린 신부는 다른 곳으로 가게 되고, 소년의 묘한 낌새를 느끼며 알로이시스 수녀에게 보고를 해왔던 제임스 수녀(에이미 아담스)에게 자신이 플린 신부를 몰아 세우기 위해 예전의 교회 수녀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의심(Doubt) 으로 인해 스스로 고통스럽다며 우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겉으로는 냉철한 인간이지만, 나약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의 모습에서... 역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의 미란다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꽉막힌 알로이시스 수녀 같은 사람을 경멸한다.
영화 보는 내내, 알로이시스와 논쟁을 벌이는 플린 신부가 얼마나 갑갑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린 신부의 무고함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의 대화로써 말이다.
도무지 자신의 직감만으로 사람을 몰아세우고, 그 생각을 절대 바꾸지 않으려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걸까?
영화는, 절대로 그런 사람과의 대화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알로이시스 수녀는, 자신이 비록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플린 신부를 몰아세우기 위해 한 결정적인 거짓말인 '예전에 있던 교회의 수녀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라는 거짓말로 플린 신부의 기세가 꺽였으며, 결국 교회를 떠난것은, 자신의 직감이 맞았다는 반증이라고 말하지만...
글쎄, 영화를 본 사람들중 느끼는 사람이 있겠지만, 과연 플린 신부가 자신의 과거가 들켰다고 생각 했기 때문에 알로이시스 수녀에게 진 것일까?
아니면,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수녀에게 두손 두발 다 들고, 신부로써 깨끗하게 떠나기로 결정한 것일까?
영화는, 의혹만 제시한채 어떠한 결론도 내리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쪽에 무게를 두고싶다.(어쩌면 희망일지도)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볼만하다.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연극이 원작이어서 일까?) 미사 장면 외에는 등장인물이 그다지 많지 않고,
연륜이 깊은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이야기에 몰두하게 한다.

의혹 혹은 의심.(Doubt)
그것은, 이미 마음속에 생기는 것만으로도 고통을 안겨주기 시작한다.
때로는 그런 의심들로 서로 뭉치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와 싸우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그렇게 근거없는 의심과 확신 보다는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융통성 없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3 00:11
kyi1978
ㄳ   
2009-11-05 11:49
ekduds92
잘읽었어요~   
2009-08-19 22:04
sksk7710
잘 보고 갑니다^^   
2009-08-12 21: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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