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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불신지옥] 신이라 불린 어린 양 불신지옥
soda0035 2009-08-15 오후 9:41:37 1203   [0]

 

 

'믿음'이란 인간이 희망을 갖을 수 있도록하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해서 모든 종교는 '믿으라

믿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신이라 부르는 모든 존재들의 입

에서 '믿지 않는 자 반드시 죄값을 치루리라'라는 말이 내뱉어진 적이 있었던가? 모든 긍정적인 요

인을 불러일으키는 종교들은 '믿음'을 강조하면서도 '불신'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 인간을 아우르

는 신과 그 신을 받드는 종교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포용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들

어왔던 '불신지옥'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그것은 신을 믿기 시작한 그리고 기도와

찬양에 자신의 욕망을 얹은 바로 우리 인간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 영화에는 광적으로 기도에 집착하고 하루 24시간을 길거리 전도에 쏟아붓는 소진의 엄마, 아파트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무속인 윤보살 그리고 기적과 괴이한 행동을 일삼으며 일명

신이 들렸다고들 하는 실종소녀 소진이라는 인물들이 나온다. 특히 신령을 몸에 들이는 무당인 윤보

살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소진의 엄마는 대립적인 관계이다. 서로에게 서로가 이단이며 존재하지

않는 이를 따르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종교, 그리고 그것이 수반하는 믿음이라는 것에

상대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는 소진이 사라진 후 엄마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내려온 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희진

은 매일같이 무의미한 기도에 열을 올리며 현실에 대한 자각이 없는 엄마에게 신물이 나 일부러 먼

서울의 대학에 진학했다. 소진의 사라진 후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녀에게 엄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신도일 뿐이었다. 현실적이고 종교적으로 치우침이 없는 희진과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

형사 태환. 대충 단순가출로 치부하던 이 실종사건에 엄청난 진실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후로 희진과 함께 아파트 주민과 소진의 대한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추적한다.

 

제목인 '불신지옥'은 이 영화의 결말부분을 아주 압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비뚤어진 광적인

믿음이 불러일으키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이기심을 들쑤신 이 영화는 공포영화답지 않은 탄탄

한 스토리와 잔혹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불어넣는 절묘한 화면구성이 장점이다. 만족이 없는

인간의 탐욕은 '믿지 않으면 벌을 준다는' 그 신마저도 이용하고야 마는 고약한 것이었다. 특히나

몽환적이면서 스산한 화면과 추상적으로 등장하는 새의 모습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고

다른 공포영화들과의 차이를 확실히 했다. 감독이 역시 봉준호 사단이라는 칭찬이 절로 나왔다.

게다가 심은경과 남상미, 김보연 그 밖의 모든 조연들의 절제되면서도 호소력있는 연기가 반짝

여름장사용 공포영화가 아닌 웰메이드 영화라는 느낌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과연 믿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고, 친구를

위해서 기도하고, 때로는 자신의 남모를 고민에 대해서 기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느

선에서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것이 되는 것일까? 그 기준은 제각각이며 모호하기까지하다.

세상에 무서운 것은 많다. 귀신과 같이 증명되지 않은 하지만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존재일 수도

돈과 같이 세상을 움직이는 존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내게 가장 무서운 것은

역시 인간이었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2 21:27
kyi1978
ㄳ   
2009-11-05 11:31
ekduds92
잘읽었어요~   
2009-08-19 21:55
kajin
맞아요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서웡   
2009-08-16 02:06
1


불신지옥(2009)
제작사 : (주)영화사 아침, (주)타이거 픽쳐스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faith200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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