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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가 초래한 비극 요가학원
sh0528p 2009-08-22 오전 10:04:06 1362   [1]

아름다운 것을 동경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수준을 넘어서 병적으로 집착한다거나, 사회 구성원이 그렇게 되도록 사회가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분명 정상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어떨까요?  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요가학원>은 최근 우리나라 영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현실적인 소재'를 이용한 공포를 주려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요가학원을 찾은 효정(유진)은 공감가는 인물입니다. 홈쇼핑 쇼 호스트이지만 미모의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고 설자리마저 위태롭게 되버린 효정. 그녀 못지않게 외모로 돈을 버는 직업인 연애인인 연주(박한별)의 상황은 더 절실합니다. 또,  어렵게 살을 뺀 뒤 체중 관리에 몰두하는 인순 (조은지)도 다이어트를 해 보거나 체중으로 고민해 본 분들이라면 살과의 전쟁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겨운지를 알 수 있기에 그녀들이 요가학원을 찾아간 마음을 알고도 남습니다.  조금이라도 젊게, 조금이라도 예뻐져야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잡을 수 있는 (실제로도 그렇고)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가 남긴 피해자이죠. 그러나 성형증후군 유경(김혜나)와 착한사람 증후군 보라 (황승언)의 설정은 인원수 채우는 정도 이외에 뚜렷한 이유를 영화 후반부까지 찾기 힘들어 아쉬움을 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들의 비밀 수련이 시작되면서 요가마스터 나니 (차수연)가 언급한 금기사항과 관련된 공포가 시작됩니다. 외부와 연락 금지, 허락없는 음식물 금지, 수련 후 1시간 내 샤워 금지, 거울 보기 금지 그리고 체험 발설 금지... 하지 말라는 것이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지만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것은 더욱 달콤해 보이기에, 참가자들도 힘든 수련 속에 이 금기사항들은 참을 수 없는 독사과처럼 그녀들을 유혹합니다.  그 유혹에 빠져 규율을 어긴 사람은 역시나 처참한 결과를 맛보게 되며 그녀들의 공포는 서서히 커져만가지만 학원을 도망가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최후의 1인이 되어 '쿤달리니'를 열고 싶은 끝없는 욕망 때문이지요.  예전의 자신으로 사는 것보단 목숨을 걸고서라도 쿤달리니를 열어 완벽한 미를 추구하려는 욕망이 문제의 화근입니다.

 

 

인간의 헛된 욕망을 꼬집고 외모로 판단하는 사회를 꼬집는 <요가학원>은 좋은 제작의도에도 불구하고 공포를 전해주는 부분에서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맙니다. 금기사항을 어긴 수련생들이 하나 둘 씩 처참한 결말을 맞는 부분이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이 많습니다. 가령 먹을것에 집착하는 은지는 수련 초반 금기를 어겼지만 후반부에 처벌이 행해지고, 쇼 호스트인 효정은 금기를 어겼지만 최후에 1인으로 선택을 받습니다.

 

그리고 <요가학원>이 사회비판 드라마가 아닌 공포영화가 된 가장 큰 이유인 간미희에 대한 설정은 가장 중요한 공포를 주는 핵심인물이며 사라진 학원생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음에도 모호한 설정과 현실성있는 설정에서 갑작스레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 존재로 변해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빼어난 미모로 최고의 여배우였지만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인해 동시녹음으로 영화를 찍는 순간부터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전락한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와 관련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설정이 아닌, 윤재연 감독의 말로는 '어떤 악마같은 존재가 여자들의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이용하여 영원한 삶을 살려는 설정'의 환타지를 생각하셨답니다. 

 

 

차라리 목소리를 예쁘게 하기 위해 여자들의 생명이 필요한 설정이라면 모를까...좀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하간 간미희와 요가 마스터 나니 그리고 사라져간 무수한 요가학원생과의 비밀이 알맹이 없이 기괴한 장면과 비명으로 포장되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끝나버립니다.

<요가학원>을 보는 관객들 중 얼마나 많은 관객이 그녀들의 외모가 요가학원을 가야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등장인물로 공포를 주려면 탄탄하고 기발한 연출이 필요했지만 영화는 여배우들의 미모 경쟁만 보이고 배우들이 정작 보여주어야 할 연기력, 감독에게 필요한  연출력은 죄송하지만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영화 결말은 호러의 대표작 <디센트>와 결말마져 비슷해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영화 속 선화 (이영진)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세상은 관대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쩌면 영화속 대사인 이 말을 영화가 직접 되새겨 봐야할 것 같네요.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2 18: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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