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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죽어버린 꿈. 레퀴엠
larc 2002-07-06 오후 6:51:23 1111   [3]
『레퀴엠(Requiem)』은 죽은 이의 넋을 달래기 위한 음악으로 가톨릭에서 위령 미사 때 드리는 음악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과 더불어 음울한 느낌을 주는 영화 포스터에 흥미가 생겼고 무엇보다도 "당신을 중독시키는 영화" 라는 카피가 마음에 들어 시사회 기회가 생기길 무척 바라던 영화이다.

재미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대답하기가 참으로 애매하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 포스터 만큼이나 암울한 기분이 되었고, 굉장히 씁쓸하고 우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보는 내내 한 시도 지루하지 않았고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재미'라는 요소로 이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은 힘든 일인 것 같다. 재미없지도 않기 때문에.

이 영화는 마약 중독이라는 소재가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결국 중독에 의한 비극으로 결말이 나지만, 결코 마약 중독의 폐해에 대해 다룬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마약을 다룬 영화들은 "마약을 하면 이렇게 돼요." 라며 슬쩍 경고하는 식인데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영화에는 여러가지 중독이 나온다. 마약 중독, TV 중독, 섹스 중독- 기본적으로 쾌락을 향한 중독을 소재로 삼은 영화이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레퀴엠은 그것들의 폐해에 대해 경고하는 영화가 아니라, '어째서 그들은 중독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말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그들은 어째서 중독될 수 밖에 없었을까?
마약이든 TV든 섹스든, 그들이 쾌락을 쫒는 이유는 그것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쾌락을 향한 도피일 뿐이다. 마약으로 TV 쇼프로그램으로, 그들은 현실과는 단절된 행복하고 즐거운 미래를 꿈꾼다. 그러한 꿈속에서 그들은 주목받는 삶의 주인공이 된다.

이 영화의 원제는 『Requiem For A Dream』 이다. '꿈을 위한 진혼곡' 쯤 될까. 그들에게서 죽어 없어진 것은 미래를 살아나갈 꿈이다. 삶은 대책없고 살아갈 희망조차 없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것이 마약과 TV, 섹스를 통한 쾌락인 것이기에,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그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내가 마약 중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한없이 우울해진 것은 그 탓이 아닐까. 끊임없이 상기되는 의문, "앞으로를 살아내기 위한 나의 꿈은, 우리들의 꿈은 무엇입니까."

중독 된 자의 상태와 심리를 여실히 드러내는 듯한 흔들리는 카메라 기법은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이며, 그것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까지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촬영 기법에 더하여 정말 중독된 듯한 연기자들의 놀라운 연기력, 후반으로 갈 수록 더욱 음울하면서도 격하게 흐르는 진혼곡은 한 시도 영화 속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나에게 일사불란한 충격을 준 영화였고, 보고 나서도 한동안은 배우들의 표정, 음악, 흔들리는 화면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우울해지긴 했지만,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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