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사건을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처음 접하였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동감했겠지만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사실과 황당함에 분노가 치밀었을 것이다. 그사이 1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조금은 잊혀져갈 즈음 영화로 만들어져 그때의 지우고 싶었던 아픈 기억을 다시 한번 세상 밖으로 조심스레끄집어 낸다.사건의 발단과 진행 과정은 어느정도 아는 사실이라 영화로 만들어 진다길래 내심 기대를 가졌고 관건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사실이나 가려웠던 부분을 얼마나 속시원히 긁어줄 것인가? 그리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느 정도에 관객에 전달될지가 관심사였다. 손바닥 뒤집듯 너무나 손쉽게 끝날것 같은 사건이 분명 둘중에 하나는 살인자고 한명은 동조와 범죄를 은익한 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 무고한 생명이 죽었지만 살인자를 찾을수없는 그당시 무능했던 검찰과 법을 집행하는 기관들 모두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미국 시민권자이고 미군 군속자녀라는 이유로 불공정한 한미 SOFA 규정을 방패 삼아 교묘하게 법의 헛점을 이용해 무고한 생명을 무참히 살인한 살인자 이면서도 현재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두다리 쭉펴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생활하고 있을 그들과 22살의 장래가 총망되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불쌍한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당시 무능했던 정부는 현재 어떻게 변화됐고 이전과 같은 전처를 밟지않고 자국민의 편에 서서 지혜롭게 행동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묻고 싶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실화라는 장점 때문에 우선 스토리는 나름의 안정감을 등에 업고 순조로운 출발과 몰입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과거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했던 정진영의 고뇌하고 범인들과 대립하는 섬세한 연기는 두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장근석은 한동안 관객에게 미움받을 만한 눈빛 연기로 자신의 몫은 충분히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택이란 영화로 이미 완성도 높은 영상을 보여 주었던 홍기선 감독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우리들이 잊기 쉬운 일들에 대해 꼬집고 비틀어 관객의 갈증 해소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영화속 인물들의 대립과 정석적인 스토리만을 지향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는 참 괜찮은 영화라 생각하고 우리 모두가 이런 사건들을 기억 저편에만 묻어 둔다면 이와같은 일들은 또 반복되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故조중필씨의 명복을 가슴깊이 빌며 재미 삼아 사람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은 살인의 그늘에서 평생을 고통으로 살다갈 피어슨 아렉스에게 말하고 싶다. 영화 마지막 차가운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죽은 조중필씨의 얼굴을 잊어선 안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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