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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레퀴엠>그것은 죽음의 전주곡이다. 레퀴엠
white174 2002-07-07 오후 9:18:09 1169   [5]
<레퀴엠> 그것은 죽음의 전주곡이었다.

여기에 한 중년여성이 있다. 헐렁한 원피스를 걸치고 푹신한 쇼파에 앉아
예쁜 초콜릿의 감촉을 느낀 후 입안에 넣고 살살 녹이고 그 달콤함에 전율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은 후 곧 TV속으로 몰입하는 그녀의 이름은 "사라 골드파브"
(엘렌 버스틴)이다.
생활의 원동력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나태하고 지루한 그녀의 삶~~
그녀는 외롭다.
자상했던 남편도 없고.. 모범생이고 착했던 아들도 지금 그녀의 곁엔 없다.
그렇다....
그녀는 외롭다.
외로운 그녀에게 찾아온 기회~~
그녀가 세상 밖으로 멋지게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즉 그녀가 즐겨보던
TV 다이어트 쇼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그 기회로 인해 사라는 넘지 말아야 할 강을 이미 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그녀가 시간이 더 많이 흐른 후에라도
그녀가 왜 그렇게 변해버렸는지 알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미래가 없다는 것... 너무나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해져버린 다람쥐 챗바퀴 도는 삶은 그나마 다행인 삶이다. 그것은 그나마
안정적이기에 불행의 엄습을 조금이나마 비켜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빗나가는 삶을 사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나 멀리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발견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

약간의 적응기간과 쾌락이라 말하는 정신적 안정감.... 그리고 그 후에는 환영과
환각과 환음에 몸서리를 치게 될 것이고~~~ 그러한 반응이 오기까지는 많은 돈이
 필요로 한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사랑...가족...우정..꿈...믿음...건강한 정신과 육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침침하고 더러운 나락으로 말이다.

현대는 중독이 만연된 사회이다.
영화 <레퀴엠>에서 다루는 마약 중독등의 약물 중독이 아니더라도.. "중독"이란
단어를 붙이면 얼마든지 단어는 형성된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 생각도 틀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들.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어떠한 것이 올바른지 판단의 기회도 주지 않고 빠르게 전환되고 바뀌는 세상을
쫓기 위해서 그들만의 탈출구가 필요한다. 어떤이에게 모두가 생각하는 올바른 비상구를
발견하여 그 푸념들을 해소할 것이며 또 어떤이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중독"이라 부르는 여러 종류의 것에 손을 댄다. 그리고는 황페된 그만의
길을 걷게 된다.

해리(자레드 레토)는 꿈이 없다. 유일하게 그가 하는 일은 백색 가루와의 화합이다.
몽롱한 환상의 세계에 빠져 그의 여자 친구인 마리온(제니퍼 코넬리)과의 육체탐닉은
그의 삶 전부이다. 그들이 마약을 투입할 때 나오는 분할 된 화면속에 나타난
이미지들과 음향효과는 너무나 강렬하고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약투입 후의
해리와 마리온의 상태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반복되는 거칠고 분할 된 이미지는
섬뜩할 정도로 오싹하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말이다.
초점없는 눈동자, 흐느적 거리는 몸짓, 감정 없는 웃음소리....
그들은 이미 해리와 마리온이 아니다. 사람의 가죽을 걸친 백색가루의 노예일 뿐~~~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이 영화들이 이 소재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지~~ 우리 사회에 깊숙히 침투한 마약이란 존재를 일깨우는 계몽영화
차원은 분명 아닐 것이다. 건전한 정신으로 육체를 조정하는 건강한 사람이 있노라면
몸과 마음이 일치 하지 않는 몽롱한 눈빛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리얼리티를 살린 충분히 있을법하고 존재하고 있는 그들을
감각적인 영상과 음향으로 표현해서 말이다.

<레퀴엠>은 사라, 해리, 마리온, 타이론 ... 네 인물의 추락하는 모습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미래가 없는 이들의 아주 끔찍하고 처절한 미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문득 그들은 자신들이 너무나 많이 와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이제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진다...그리곤 산산 조각이 나 버리는 것이다.

<레퀴엠>이 "2001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개막작" 이어서 그럴까?~~
판타스틱이란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레퀴엠>.
<레퀴엠>은 분할과 반복의 영상미학과 여타의 마약중독을 소재로한 영화와의 차별화를
선언한 판타스틱의 진수이다.

쾌락 속에서 그것이 죽음의 전주곡임을 깨닫지 못하고 허공을 어우적 대는 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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