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인간을 조롱하는 영화 9 : 나인
novio21 2009-09-13 오후 6:06:42 1087   [0]
  어린이 같은 동화 내용 뒤편엔 너무 슬픈 이야기가 있다. 다른 방식이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을 여기서도 재생산되고 있었다. 영화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와 같았다. 그러나 어른들을 위한 여지는 좀 더 커보였고 다양한 상징 속에서 사회성까지 담은 내용도 있었다.
  상황 설정은 무척 슬프고 암담했다. 인간의 스스로의 탐욕과 무지에 의해 인류가 스스로 멸망했다는 설정은 어떻게 보더라도 너무 슬픈 내용이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간 스스로가 만든 기계군단과 싸우는 인간들을 보여준 것이 차라리 훨씬 보기 좋았다고나 할까? 영화 [9]은 안타깝게도 인간이 없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우선 환경피해로 인한 세상의 황폐화이다. 파멸의 시작이란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 녹고 있는 북극의 얼음은 인간의 오만함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현재 출산율 하락의 배경엔 다름아닌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 살벌한 경쟁은 자살률은 물론 미래를 책임질 사회구성원 숫자의 하락을 일으켰다. 앞으로 새로운 성원을 해외에서 끌어 올 것이냐 마느냐 하는 논쟁이 사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어떤 결과이든 사회적 분노와 분쟁을 야기할 것이다. 출산율 하락은 사회적 열패자들의 앙갚음일 수 있고, 사회 분열과 파멸의 시작일 수 있다. 영화 [9]은 좀 직설적일 뿐 인간의 원시적 본능을 막지 못해 생기는 결과를 적나라한 결과를 보여줄 뿐이다.
  헝겊을 재료로 하는 인형들에 생명력을 부과해서 영혼을 가진 아홉의 인형들의 탄생은 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가장 큰 차이가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영화 [9]에 비한다면 터미네이터는 더욱 희망적이었던 것이다. 최소한 인간이 살아있으니까. 그러나 영화 [9]에선 인간이 멸망했고 또한 인간을 대신할 것들이었다. 그들의 탄생배경은 인간의 몰락 이유와 같은 것이었다. 히틀러와 같은 광신도의 출연은 서구에서의 히틀러에 대한 충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인간을 함부로 죽이고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는 정치 리더의 출현은 그 자체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반영한 것이다. 그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한 과학자의 나름의 처방에 따라 이 세상에 나온 9개의 인형 인간들은 인간과 묘한 관계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대사였던 ‘앞으로 우리들의 세상이다 (확실히 기억나지 않네^^)’란 표현은 정말 우릴 슬프게 한다.
  이 영화는 또한 페미니즘의 시각을 갖고 있다. 주인공은 숫자로 표시된 이름들은 각자 인간세상에 있는 인간 캐릭터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그 중 우리가 상식이든 편협된 선입관이든 무력을 쓰는 영웅은 보통 남자인데 영화 [나인]은 여성을 상징하는 (7)에게 무사적 매력을 부과했다. 무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우둔하고 말 잘듣는 곰 같은 캐릭터일 뿐 정의의 사도나 팀을 구하는 매력을 지니진 못했다. 그런 점에서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남성 캐릭터들 닮은 여성 캐릭터를 무사로 선택했다. 사회적 반영이든 여성 관객을 위한 로망이든 여성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결코 인간을 위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인형들을 위한 해피엔딩이자 인간에 대한 냉소가 이 영화 뒤편에 깔려있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차피 또 다른 존재들이 인류를 대신해서 지구를 경영할 수 있으며 인간의 절대적 존재감을 영화에선 조롱할 뿐 부정하고 있다. 상대적인 가치만을 갖고 있는 인간들은 중국 사상가인 도가들, 그 중에 [열자]의 사상을 생각나게 한다. 인간의 절대적 자존감은 스스로의 표현일 뿐 사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바이러스와 같은 생명체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인간은 조심해야 한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2 09:43
kyi1978
ㄳ   
2009-11-10 14:46
shelby8318
글 잘 봤어요.   
2009-09-14 11:37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6222 [날아라 펭귄] [적나라촌평]날아라 퓅귄 (19) csc0610 09.09.15 14184 3
76221 [이태원 살..] [적나라촌평]이태원 살인사건 (1) csc0610 09.09.15 1071 0
76220 [이태원 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4) ldk209 09.09.15 1375 2
76219 [블랙] 인도판 인간극장 (4) woomai 09.09.15 1015 0
76218 [황금시대] 돈에 얽힌 10인 10색 스토리... (4) ldk209 09.09.15 1359 6
76217 [헬로우 마..] ★[헬로우 마이러브]-스포일러 (7) somcine 09.09.15 1263 0
76216 [원위크] 경치좋은 캐나다와 배경음악이 조화를 이룬 영화 (4) fornest 09.09.15 1093 0
76215 [코코 샤넬] 코코 샤넬...관람후기 (5) nike1895 09.09.15 1342 0
76214 [이태원 살..] 실화를 바탕으로 ... (4) cjrrbs 09.09.15 1152 0
76213 [어글리 트..] 재미있고 유쾌하고 약간은 자극적인 영화^^ (4) dukhyon 09.09.15 1089 0
76212 [어글리 트..] 현실은 시궁창이라지만 (4) jimmani 09.09.15 2219 0
76211 [헬로우 마..] 잔잔하다.. (5) rainbow01279 09.09.15 1285 0
76210 [국가대표 ..] 희노애락이 느껴지는 영화 (2) popkkc 09.09.14 1320 1
76209 [게이머] 주인공은 역시 죽지 않는다!! (8) jeon02 09.09.14 1291 0
76208 [산타렐라 ..] 따듯한 시선이 돋보이는 스페인 영화 (4) jslove53 09.09.14 1039 0
76207 [9 : 나인] [적나라촌평]9 (4) csc0610 09.09.14 1161 0
76206 [블랙] [적나라촌평]블랙 (4) csc0610 09.09.14 1078 0
76205 [왼편 마지..] [적나라촌평]왼편 마지막집 (3) csc0610 09.09.14 898 0
76204 [드림업] [적나라촌평]드림업 (3) csc0610 09.09.14 914 0
76203 [하이레인] [적나라촌평]하이레인 (3) csc0610 09.09.14 867 0
76202 [처음 본 ..] [적나라촌평]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 (3) csc0610 09.09.14 814 0
76201 [애자] [적나라촌평]애자 (7) csc0610 09.09.14 1589 0
76200 [이태원 살..] 이태원 살인사건 (2) flyminkyu 09.09.14 1133 0
76199 [어글리 트..] 어글리 트루스 (3) flyminkyu 09.09.14 1011 0
76198 [애자] 몽몽의 영화일기 - 애자 (24) qooqu 09.09.14 8870 1
76197 [블랙] 인도의 미래가 기대된다 (3) onesoong2 09.09.13 984 1
76196 [하이레인] 기대안하고봐도실망 (3) onesoong2 09.09.13 842 0
76195 [9 : 나인] 살짝 본전생각나게 짧아 아쉬운... (5) sh0528p 09.09.13 1423 0
76194 [애자] 눈물이주륵 ㅠ (7) jhhjhh486 09.09.13 1307 0
현재 [9 : 나인] 인간을 조롱하는 영화 (3) novio21 09.09.13 1087 0
76192 [영화는 영..] 다시 보니... (4) ehgmlrj 09.09.13 1196 0
76191 [애자] 뻔한 소재로 빤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 (6) jsy88 09.09.13 1328 0

이전으로이전으로586 | 587 | 588 | 589 | 590 | 591 | 592 | 593 | 594 | 595 | 596 | 597 | 598 | 599 | 60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