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킹콩을 들다gt?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게 킹콩같은 몸짓심근경색에 따른 고통의 몸짓을 하는 선생님을 보고서 역도부 소녀들이 붙여준 별명이란 걸 알았다. 선생님의 상여를 들고 가던 소녀들의 모습을 두고 한 말이란 걸 알았다. 그런데 민지가 쓴 글의 제목이 왜 lt킹콩을 들어 올린 킹콩들gt이었을까? 아마 역도부 소녀들이 이지봉 선생님을 닮아서였을 것이다. 소녀들도 저마다 선생님같은 상처들짊어지고 온 무게들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관계란 무엇일까? 우정과 사랑이란 무엇일까? 교육은 무엇이고 교사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고 아이들에겐 또 어떤 모습의 교사일까? 영화를 보면서 민지의 글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그런 질문들을 던져 보기도 했다. 여전히 모자란 게 많고 부끄러운 것도 많다. 하지만 나도 영화 속 선생님들처럼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고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