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포스터만 봐도 느껴지는 영화의 내용,
이 영화는 퀴어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상에 밝힐 수 없는 동성애자들간의,
고뇌와 슬픔을 다룬 영화는 아니다..
우선 나름대로 이 영화의 장르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자면,,
이 영화는 생기 발랄 퀴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가 남성간의 사랑이 소재가 되는 퀴어 영화임에도,
위와 같은 정의를 내릴 수 있게 하는 건,,
바로 이 영화의 화자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퀴어 영화는 국내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장르다..
몇 해전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브로크백 마운틴'이,
흥행 가능성 저하로 인해 거의 최저가 수입되었다는 점을 보아도,,
퀴어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 영화에서는,
동성간의 키스씬을 비롯한 애정씬이 조금은 담겨 있기도 하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이 담긴 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둡고, 슬프기만한,,
그들만의 이해받을 수 없는 사랑을 다루는 영화는 아니었다..
도리어 이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자신의 오래된 그의 마음을 돌리고자 애쓰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기 연애 컨설트 DJ이면서도 자신의 연애조차 컨설트하지 못하는,
그런 난해한 상황에 빠진 그녀가,,
이 영화의 주된 웃음의 포인트이자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그를 보며 슬퍼하다가도,
그의 사랑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녀는 발견한다..
그의 사랑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는 자신을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사랑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조금 강해진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의 곁을 맴도는 그녀를 비추며,
사랑의 아픔을 이겨낸 새로운 우정을 암시하며 끝난다..
나름 민감할 수 있는 소재가 어둡지 않게 마무리된 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상투적인 설정들이 많이 등장했다..
주인공에 순정을 바치던 남자가 그 순정을 깨지자,
조금은 옹졸한 복수(?)를 감행한다는 점도 그렇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지 모를 깜짝 발표(?)를 하는 이가 나오는 등,
.. 이 영화는 영화의 밝음을 유지하기 위해,,
솔직히 쓸데없이 가미되었다고 생각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영화가 초반부 스피디하게 전개된다고 느끼면서도,,
실연의 위기에 닥친 여성의 심리를 세밀히 묘사한다 느끼면서도,,
(솔직히 남자라서 명확히 이해할 순 없었다;;)
이러한 장점을 영화는 끝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조금은 더 타이트하게 줄이고,,
실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그녀를 쾌할하게 비추는 선에서,,
이 영화의 결말이 마무리되었다라고 한다면,,
어찌보면 조금은 더 멋진 한 편의 성장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결말부 내용이 달라졌다면 아예 다른 느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다름 독특한 시도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
영화의 갈등이 고조되어가던 파티씬에서,,
감독은 슬라이드 필름의 기법과 동시에 대사를 자막처리함으로써,,
그 순간을 갈등을 조마조마하면서도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런 화면 구성을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왠지 모르게 루즈해질 수 있는 갈등의 고조 과정을,,
이런 구성을 통해 긴박감있게 끌어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눈을 끌었던 시도는,
그의 조금 다른 사랑을 확인한 그녀의 슬픔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단순하게 그 순간을 플래쉬 백하는 기법을 쓰지 않고,,
그 화면을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듯 처리한 점이었다..
나름 침울할 수 있는 영화의 초반부 분위기를,
그리 다운시키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시도는, 나름 감독의 색다른 시도들이 아니었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생각해봤다..
본인이 물론 그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이 아닐 땐 그들을 포용하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땐 그러지 못하는 우리들의 단상이,,
그냥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들의 사랑은 병이 아니요, 단지 우리와 다른 것일 뿐이겠지만,,
나 자신조차도 이해할 거라 확신할 수 없을 그들의 사랑에 대해,,
나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밝은 영화라는 점이 맘에 들었다..
또, 조안이라는 배우에 조금은 더 주목해보고 싶어졌다..
이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였지만,
솔직히 이 영화가 어떤 반향을 얻을지는 확신 못하겠다..
워낙 이런 류의 영화에 대한 반감이 심한 정서상,,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감독의 경쾌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을 생각해보면,,
그냥 묻혀버리고 말기에는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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