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달린다(2009)

김윤석은 추격자를 통해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이다.
하지만 추격자이전의 김윤석은 타짜에서의 아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타짜에서의 강렬하고 냉혹한 악인으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서 이제는 이미지 변신이 어렵다고 느낄때
추격자의 더 강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그 벽을깬 멋진 배우인것이다.
하지만 추격자의 이미지도 너무 강하다보니 역시 그벽을깨는것이
어렵다고 느꼈는데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은
코믹하면서 어리숙한 조형사 역을 하면서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강하고 애정어린 케릭터를 연기했다.
어쩌면 그의 연기는 이렇듯 힘들고 지치듯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케릭터와 잘 동화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거북이 달린다는 소싸움이 유일한 자랑거리이자 구경거리인
충남예산에 송기태라고 하는 희대의 탈주범이 등장하면서
송기태때문에 그동안 예산에서 쌓아온 자존심과 인맥 신뢰 직장까지
잃어버린 시골형사의 탈주범과의 사투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다.
시간마저 느리게 지나가는듯한 충청도 사투리처럼 모든것이 평온하던 어느날
거북이형사 마저 달리게 만든 탈주범에게 조형사는 자존심때문에
복직을 위해서 내가 너를 꼭 잡아야 하니까 절대 자수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하고 만다. 아내의 구멍난 팬티를 보고 마음아파하고
딸내미 학교에서 기살려 주고 싶은 보통 아버지
마누라가 부업으로 겨우 마련한 300만원을 어떻게 불려보겠다고
소싸움에 투자하고 팬티바람으로 쫓겨나는 못난 남편이고
동네 양아치들과 결탁해서 공갈협박으로 수사를 하는 능력없는 형사
조형사는 전국을 날고뛰는 탈주범을 잡을수있는 그런 인물이 처음부터
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것을 지키려고
가족을 지키고 아무것도 아닐지 모를 자존심지키려고
누구보다 노력하고 속상해서 눈물흘리는 보통사람이고 보통의 가장이다.
코미디영화이지만 가족영화 같은 거북이 달린다는
쉴틈없이 달리고 또 달려야 겨우 토끼의 발끝을 따라갈까 말까한
보통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