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는 명장면으로 늘 손꼽히는 장님인 알파치노와 어느 여인이 탱고를 추는 씬으로 먼저 접했기 때문에 로맨스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 장면 때문에 이 영화가 더 보고싶었던 것도 있었고.) 하지만 막상 보니 남학생과 장님인 퇴역 장교의 우정이라고 해야하는 게 더 맞는 영화였다.
알파치노 연기가 훌륭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고, 탱고 장면의 음악도 내가 좋아하는 거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건 그 탱고를 같이 추던 여자가 너무 예뻤다. 그 장면을 처음 본 것도 아니었는데 그 여자가 이렇게 예쁜 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또 다른 주연인 크리스 오도넬의 선한 인상도 꽤 인상적. 정말 착한 학생이라는 배역과 잘 어울렸다. 알파치노가 머리에 총을 쏘려고 했을 때 말리는 부분에서 대사하면서 울 때 눈물이 정말 투명했다.
따져보니 17년 전 영화였는데 화면이 선명하고, 학교에 못된 학생 3인방의 헤어스타일만 아니면 전혀 예전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지금 보기에도 괜찮았다. 스토리에서 뉴욕으로의 짧은 여행만이 아니라 크리스 오도넬의 고민은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뉴욕에서 돌아오면서 그 학교 사건을 마무리하지 않고 그대로 끝내는가 싶었는데 제대로 매듭을 지어줘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음 영화를 보면서 알파치노의 장님 연기는 꽤 인상적이었는데 '후아' '아' 이렇게 연기에 몰입하여 말할 때 나중에 그게 거슬렸던 난...... 아직 영화보는 눈이 부족한가 보다라고 감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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