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
일단 영화 제목인 호우시절의 뜻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라는 뜻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 상에서 몇번의 비가 내리기도 하고, 여주인공인 메이가 뜻을 알려주기도 하며 호우시절을 얘기하며 술잔을 부딪히기도 한다.
2008년 여름에 김치 웨스턴이라는 수식어를 생기게 만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박도원 역을 맡았던 정우성의 다음 작품이였던 이 영화는 놈놈놈 일주년 행사 때 다음 차기작은 정해졌냐는 팬의 질문에 '또 중국에서 찍게 됐다.'라는 대답이 나왔었는데(팬들은 이 대답이 나오자마자 제발 좀 한국에서 찍으라며 한 소리를 했다). 바로 이 영화였다. 일본에서도 흥행 성적이 좋았던 '내 머리속에 지우개'에서 멜로 연기 무척이나 좋았던 그의 오랫만에 멜로였기에 나름 기대감이 있었다. 사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고원원은 모르고 있었다. 영화의 광고를 보고 누군가 궁금해 찾아보니 성룡이 나왔던 BB 프로젝트에서 나왔다는 필모그래피가 있었다. 성룡과 아기 위주로 돌아갔던 영화라서 그런지 영화상에서 고원원의 모습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리고 감독 허진호. '봄날은 간다'와 '외출'을 감독했던 허진호의 필모그래피를 쭉 훑어보면 그의 작품은 멜로가 많다. 물론 이번에 개봉한 호우시절 또한 그의 5번째 멜로 영화이다.
호우시절은 개봉은 분명 이번달인 10월 8일날 개봉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잘 가는 모 영화관에는 호우시절을 극장에서 내릴 준비를 하는 듯 주말에는 조조도 없고, 상영시간도 오후 5시가 채 안되게 남아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널널한 주말에도 조조도 못보고 제 값을 다주고봤다. 그러니까 그닥 인기가 없어서 내리기 일보직전이라는 얘기다. 분명 오늘(18일)로 치면 개봉한지 10일 밖에 안되었는데도. 게다가 같은 날 개봉한 코믹영화 '정승필 실종사건'이 지금까지 동원한 관객수가 3만 관객정도 더 많다.
영화의 초반은 동하(정우성)가 중국으로 일 때문에 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미국 유학 시절 좋아했던 메이를 만나게 되는 계기이다. 같은 회사의 지사장으로 출연하는 김상호의 자연스런 연기를 보는 재미가 더해지고 초반에는 좋게좋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문제는 중반부터이다. 물론 대나무 밭이나 중국의 곳곳을 예쁘게 보여주는 영화때문에 화면을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이쁜 화면에서는 음식이며 청두의 곳곳이며. 어딘가 모르게 중국을 관광하는 느낌이 드는 '관광 영화'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초반부분은 이들의 재 만남을 보여줬다면 중반부분에서는 이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며 좋은 느낌을 가지는, 즉 점점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여준다.
얼마 남지않은 출장기간에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안고싶어 초조해진 동하를 보여주는 중후반정도의 부분. 꼭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서는 호텔의 이야기나 그런쪽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렇게 가고싶어하던 호텔을 결국 한국에 돌아오는 마지막 날 가게되는데 그 이유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을 하루 더 미룬 것이다. 영화 포스터를 읽으며 왜 하루를 미뤘을까 했는데 이 이유라니. 역시 이래서 포스터에 있는 시놉시스로 기대를 하면 안된다.
배경은 중국, 너무나 뻔한 스토리의 영화.
극장을 나오면서 좀 안타까웠다. 살짝 관광홍보를 하는 느낌이 들었고, 영화의 배경이나 이런저런 면들은 너무 이쁘게 그려지고 담겼는데도 스토리가 멜로의 너무 뻔한 길을 걷고있어서였다. 이 영화를 엄마와 같이 봤는데.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셨던 분이여서 그런지 나오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다음 장면이 뻔하게 그려졌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설마 그런 장면이겠어 했는데 떡하니 정말 '그런'장면을 보여주고 만 호우시절이다. 중반부분부터 뻔한 이야기가 속속 들어나기 시작했다. 아, 물론 아주 약간의 웃음을 가져오는 장면도 있긴했지만 그 장면들은 그냥 작은 웃음을 유발했을 뿐이고 멜로영화에 하나 두개 쯤은 들어가는 장면들이었다.
쓰촨성 지진을 영화로 끌어들여 다시 보여주는 영화.
2008년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던 중국의 쓰촨성 지진 현장이 가끔 보여주며, 그 지진으로 인해 상처를 안은 메이도 보여주는데.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다. 왜 많은 상처들 중에서도 하필이면 쓰촨성 지진에서 겪은 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여자인지. 허진호 감독의 외출은 나이가 걸려 보지 못했지만 외출에서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억지스러운 설정은 감독의 실수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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