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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해 통제 받고 싶어하는 우리들 게이머
novio21 2009-10-21 오후 8:46:44 1062   [0]

  SF 영화도 진화하나 보다. 새로운 관객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뭔가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려고 노력한다. [Gamer]는 그런 영화에 속한다. 그리고 선택한 방식이 Minority들에 관한 영화다. 영화 속의 모습은 통제 받고 그것에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다. [매트릭스]란 영화가 그런 통제사회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모험에 관한 것이라면 이 영화 속에 존재하는 인간들은 통제를 즐기는 그런 인간들이다. 그 이유는 통제에 대한 대가로 얻은 즐거운 게임이다.
  영화 스토리는 단순하다. 위험에 빠진 자가 위기를 극복하고 가족을 구하는 영화다. 뻔한 내용이어서 시작부터 대충 보면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은 사라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중점은 스토리도 액션도 아니다. 영화를 구성하는 무대 장치와 구도의 상징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B급 액션물일 뿐이다. 영화는 과정 속에서 그 미학과 심각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 영화의 미학은 캐릭터의 성격을 뛰어넘는 그들의 위계적이고 불평등한 관계다. 

  [Slayer]란 온라인게임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gamer가 존재한다. 조종하는 쪽과 조종당하는 쪽. 이들은 성격이 전혀 다른 공간에서 존재한다. 한쪽에선 안락한 장소에서 즐거움을 위해 조종하는 쪽이라면 다른 한 쪽은 사형당하기 싫어서 게임에 참가, 만약 일정 경기에서 죽음을 모면하면 생존을 보장받는다는 각서를 쓰고 출전한, 목숨을 건 전사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후자의 한 명이다. 그리고 이런 게임의 구도를 만든 창조자는 저편에서 이들의 불평등한 관계를 만들고, 그런 안락함 속에서 둘 다를 지배하는, Slayer game을 구상한 게임제작자가 있다. 엄청난 수입원을 올리는 게임 제작자는 양자간의 불평등한 구조를 통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사람들의 뇌와 재미를 통제, 세상의 지배까지 꿈꾸게 된다.
  이 구도엔 영화 ‘매트릭스’에서 봤던 세계가 보인다. 그러나 매트릭스와 다른 점은 참가자들이 자발적이란 점이다. 도시생활에서 비롯된 비인간화의 심화는 미래를 투영하는 거울인가 보다. 그래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는 방식이 제거되거나 협소화된 도시생활 때문에, 그들은 가식적이고 거짓된 사회에 참여, 자신들의 욕망을 거리낌없이 표현한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도시인 비겁하거나 소심한 모습들은 온라인 게임이란 가상의 세계에서 자신과 전혀 반대되는 욕망을 지닌 자들로 탈바꿈한다. 그들의 진정한 육체는 어느 골방에 있어도 자신들의 이상을 상징하는 캐릭터들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는 것이다. 그 캐릭터들은 아름답고 멋지며 무척 대범하다. 그들의 본 모습이 추하더라도 그들은 가상의 세계에서 우아하거나 거칠 정도로 대범하다. 어쩌면 그러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대리만족의 세계인 것이다. 그 속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하는 인간의 비극을 담고 있다. 그들도 결국 Minority인 셈이다.

  영화의 또 다른 측면은 ‘1984’에서 볼 수 있는 ‘Big Brother’의 또 다른 모습이 존재하고 있다. 가상의 세계이지만 gamer의 뇌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그것을 통해 그들의 마음은 물론 신체적 활동까지 통제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통제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려는 독재자는 확실히 우리 사회의 적이다. 특정한 개인의 의도로 많은 이들의 의사가 조정되고 통제되는 것은 결코 우아한 모습은 아니다. 그는 영화 속에선 부정적 악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특정인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 점차 확대되고 있다. CCTV란 기계는 개인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장치이지만 점차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기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들의 행동을 본다면 점차 통제하려는 의지를 가질 경우, 영화에 있는 게임 창조자들의 욕구를 실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영화는 신나는 격투신이나 전투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들 모두가 우울하거나 불행해 보이는 것들일 뿐이다. 그런 경기에서 실제로 참여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minorities의 모습은 절망으로 밀려가고 있는 현대인이 은연 중 투영된다. 보호를 받기 위해 통제를 요구하는 역설 속에서 인간들의 관계는 파괴되고 불평등하게 변모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영화는 우리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그런 속에서 우리들의 따뜻한 관계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고 행복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우리가 왜 이리 살아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준 슬픈 영화다. 그래서 꼭 봐야 할 것만 같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9 23:32
kyi1978
감사합니다.좋은 정보   
2009-11-04 12: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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