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알게 된건 2004년도였다.
근야 제목만 알게 되었다. 어떤 영화인지는 몰랐으나 어디서 상받은 영화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봐야지 봐야지 하다 이제서야 봤다.
보니까 정확히 20년 전 영화다.
그러나 영상이나 소재는 전혀 오래된 것 같지 않다.
그만큼 이야기가 새롭다.
난 아직 세상을 오래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숨을 쉬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의 중요성이 많이 느껴진다.
지나고보니 그랬고, 요즘에는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그 사실을 많이 느낀다.
그만큼 이기적인 세포들의 집합체인 사람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라도 서로 다른 답과 경험과 생각을 갖고 있고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라도 공감을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보는 도중에 대체 왜? 왜저래? 왜 저러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고 한 번 저런 경험을 가져보고도 싶고 보는 사람까지도 진지하게 만든다.
그렇다고해서 심각한 영화는 아니다.
한 번 보고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영화고,
한 번 보고 완전히 빠져버려 다시 생각날 때마다 보게 될 수도 있는 영화다.
내 입장에서는 후자쪽이다.
영화 안의 자유분방한 사람과 정숙하고 얽매어 있는 사람과 다른 이면을 갖고 있는 사람과 다른 점을 갖고 있는 사람의
얽혀진 사이를 보는게 한 가지 매력이고, 그 인물들의 생활과 생각에서 나에 대해 비춰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고,
그들이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 점을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그 결과도 매우 매력적이다.
누군가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가장 매력적인 영화를 묻는다면
나는 이 영화를 대답할 것이다.
그리 묘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담백하면서도 상대방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을 가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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