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스>?
처음엔 무슨 뜻인지 감도 오지 않았지만 간단히 정리된 내용을 보고 '트릭'의 복수형이란 걸 알았을 때 왠지 모를 기대감이 싹 텄습니다. 굳이 헐리웃 영화가 아니라도 꼬마를 주연으로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순수함, 트릭을 주제로 한다면 뭔가 기발하고 참신한 내용이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심리, 폴란드 영화를 새롭게 접해 본다는 신선함이 절묘히 합쳐져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렸습니다. 익숙치 않은 영화이기에 내용을 조금 알고 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 자료에 짤막하게 정리된 내용을 보니 '행운을 믿는 6살 소년의 트릭이 잡 나간 아빠를 불러 들인다'라는 재미있을 것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이 된 소년은 귀여웠기에 빨리 시작했으면 하는 바램을 담은 채 <트릭스>는 시작합니다.
영화 초반, 화면 색깔이나 언어가 낯설었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새로운 감동을 맛 보기위한 관문이라 생각하고 참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소년의 악동스런 행동들이 나오기를, 아빠라고 믿는 중년 남자와의 만남 이후 기발한 트릭이 나오기를... 하지만 저의 바램과 달리 영화는 무척이나 어렵고 난해한 영화였습니다. 뭔가 보여 줄 것 같은 소년의 귀여움은 별로 찾아 볼 수가 없고 소년이 행운을 부르기 위해 장난감 병정과 비둘기를 날리는 행동에 대해 무심한 감독은 그런 행동들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없습니다. 영화 전문가가 아닌 저같은 관객은 주연배우들이 보여주는 행동들의 의미에 깔린 내용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시험을 보듯 난해하기만 했습니다.
결론은 소년이 아버지라 믿었던 남자를 어머니에게 돌려 보내기 위해 행운이 필요했고 그를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로 트릭을 부렸다... 뭐 이런 내용으로 정리 되겠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정리는 커녕 끝까지 보고 앉아 있기 힘든 시간을 강요했습니다. 의미 없는 짧은 장면들이 무수히 보이고 이제 본격적인 내용을 다루려나보다 하면 그것도 아닌 상황이 전개되어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 베니스영화제 수상작이라니 작품성은 있겠지만 대다수 관객을 위한 영화는 분명 아닌 듯 보이지만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운을 부르는 트릭이 있기는 하지만 소년의 귀여움을 상상한 시작 전의 느낌과는 너무 다른 느낌을 준 <트릭스>는 저의 영화보는 수준이 아직도 아마추어라는 걸 가르치려는 듯 어려운 문장과 난해하기만 한 영화였으니까요...
<트릭스>에서 소년은 벌을 받을 때 손을 꽉 쥐고 있습니다. 지루하고 힘든 상영시간이 어서 끝나 결말을 보기 위해 제가 느꼈던 '닫힌 마음'을 연상시키듯 소년의 손은 펴져 있지 않고 뭉쳐져 있었습니다. 색다른 영화에서 기발한 재미나 참신한 뭔가를 기대하는 저에게는 분명 큰 상처를 남긴 <트릭스>는 절대 만만한 영화가 아니였고 일부 영화 마니아를 위한 영화 수준이었습니다. 너무 오락 영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예술 영화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없어진건지 모르겠지만 제겐 너무 어려운 영화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