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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2 Men in Black 2> 맨 인 블랙 2
cmp2000s 2002-07-13 오후 5:28:31 1175   [4]
몇 해 전 여름 극장가를 강타했던 검은 옷의 사내들이 돌아왔다. 그렇지만 돌아온 '맨 인 블랙2'가 갖는 의미는 당시의 '맨 인 블랙'과는 너무도 달라졌다.

우선 '맨 인 블랙'이라는 타이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주인공의 옷에서부터 영화의 배경까지 까만칠로 뒤덮혀있다. 하지만 이건 온통 화려한 치장의 일색이었던 지난해의 주류에서 홀로 빛을 내던 전편의 효과를 2탄에서도 또 노린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검은 정장의 액션영웅이라는 소재는 두번 써먹기엔 신선도에 무리가 있으며, 지금은 세계경제 침체라던가 보수주의 흐름이 고개를 들고있는 무렵이라 화려한 빛깔을 뽐내는 주류라는 말이 무색해져 있기 때문이다.

즉, '맨 인 블랙 2'의 검은색은 문을 꽁꽁 닫아두거나 불을 모조리 꺼둔 상태, 혹은 어렸을 적 뭔가 혼자 즐기기 위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을 때 그 밑에서 느끼던 검은색의 느낌이 짙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서 시종일관 풍기는 검은색의 향연에서 나는 그들의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받았다.

더군다나 이번 영화에서는 검은배경이 전편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인다. 악당이 지구에 발을 들일 때 부터가 시간은 삼경을 지나는 듯 하고, 검은 머리에 검은 속옷을 입은 캐릭터 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중 가장 환해 보이는 본부 내 기억재생기 실은 두 주인공이 몇분 머무르기도 전에 사라지고 그 공간은 마치 변기의 모습인양 묘사된다.
악당 셀리나가 찾고 있는 보물의 존재 또한 TV에서 나오는 밝은 대낮의 사건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요원 케이의 어두컴컴하기만한 기억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모습은 내가 볼 때 단순한 영화속의 소재라기 보다 그들의 보수성을 만방에 드러내는 코드의 하나로 보여진다. 그들은 아마 자신들의 입장을 주지 시킬 목적의 하나로 이것을 이용했을 수 있다.

등장 인물은 어떤가. 비밀요원들의 난리법석을 보고도 무덤덤하기만한 뉴욕 시민들은 마치 정부에 체제하에 수긍해야만 하는 부시식 모범국민의 표상 같아 보인다. 케이와 제이가 무기를 꺼내기 위해 낯선 가정집에 쳐들어 갈 때도 그 가정집의 주인들은 넋놓고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캐릭터의 흑과 백이라는 설정의 관점도 전편과는 달라보인다. 예를 들면 백인 요원 케이는 주로 머리를 쓰는 타입인데 반해 흑인 요원 제이는 몸으로 부딪히는 타입이다. 그리고 지구의 멸망을 막아주기 위해 자기 별로 돌아가는 피자집 점원은 극의 내용으로 보아 도저히 흑인으로 태어날 수 없을 것 같은데 흑인이고, 또한 지구에서 떠나버려야 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처럼 전편에서 전혀 특별히 느낄 수 없던 흑 과 백이라는 설정도 2탄에서 이상하리 만치 인종간의 문제가 떠오르게 만드는 구실을 하고 이것 역시 보수주의적 색채라면 그런 것이다.

액션 영화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액션 부분을 보아도 일단 두 주인공의 애마와 싸우는 때인 밤의 모습마저 모두 검은칠이고 추격할 때 공간적 배경이 되는 부분은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의 심장부인 곳을 뽐내고 있다.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다. 지구의 파멸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서는 어이없는 미국의 상징물과 관계되어있다. (여기엔 또다른 뭔가도 들어있다) 사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외계인들이 전부 영어를 쓴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지구라는 커다란 배경을 뒤로하고 있음에도 지구엔 미국 밖에 없는 것처럼 묘사되어있는 외계인과 본부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우스운 것이다.
이런건 물론 6500원 내고 극장에서 평범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나 같은 사람에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부분이지만 보고나면 좀 그렇다....(무슨 말인가)

결과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주인공들의 말장난과 외계인과 마이클잭슨이 빚어내는 깊지 못한 웃음의 고리이다. 또한 몇 년 전 무비라인지에서 뽑은 가장 재교육이 필요할 것 같은 배우 1위로 꼽힌 라라 플린 보일이 악당으로 등장할 때부터 악당이라는 인식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가 알기로 민주당편인 토미 리 존스가 공화당 스타일인 영화에 출연하려니 그의 특유의 무표정이 연기를 위한게 아니라 그냥 귀찮아 보인다.

역시 '맨 인 블랙 2' 는 영화를 분류할 때 오락영화 혹은 액션영화라는 장르를 왜 나눠야 하는가를 알게 해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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