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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hongwar 2009-11-18 오후 4:07:21 923   [0]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고

그래서 지구는 둥근거라고

그래서 삶도 둥글어야 된다고

그래야 걷다가 발이 부르터도 날카로운 모서리가 아닌 둥근 촉감 하나에 의지해서 일어선다고,

해가 갈수록 그런 느낌으로 지낸다.

 

영화 첫 장면에 나오는 부엌의 풍경, 어머니들의 손길을 보며

참 많이 포근했다.

마치 우리 할머니 손을 카메라 가득 잡았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손이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지나가고 있는 주름진 손등은

누군가를 위한 손동작임이 분명하기 때문이었을까.

 

가족이란 그런것 같다.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

 

그 사실이 어쩌면

같은 성을 쓰는 것보다,  유전자와 피와 뼈를 공유했다는 것보다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끈이 아닐까.

 

집안 구석 구석 방문 안에 숨어있던 가족들이

식탁 앞으로 모이고 그들의 숨어있던 이야기들도 조금씩 빛을 향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웃음이되고 울음이 된다.

 

구석구석 한마디 한마디 다 가시가 있는 대화들은 통찰하고 또 통찰한다.

 

고지식하고 꽉막힌 아버지의 부정한 과거와

아무것의 근심도 없는 듯한 수다스러운 어머니의 애창곡도

서로가 알고 있는 사실을 봉인하고 있던 작디 작은 자물쇠였을 뿐.

그걸 열려던 열쇠는 쓸데 없이 무겁고 컸던 것이다.

 

그 열쇠를 쥐기가 불편한 나머지 세월에 묻어버린다.

다시 열쇠를 찾아서 꺼냈을때는

언제나 한 발 늦게 마련인것을 알지만 그일이 생각 처럼 쉽지 않은게

'가족' 이다.

 

 

 

생전 모르던 두 사람이 만나서 만들어 지는 것이 가족이라는 사실을

갑자기 상기하게 되는 순간

모든 갈등은 이해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못해서 으르렁 거리게 되어도

이 영화 속 가족 처럼 서로의 상처를 보게 되면 조금은 머뭇거리지만

곧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보듬게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세월의 벽이 앞을 가로 막더라도.

 

그렇게, 애증의 관계가 바로 가족이다.

 

 

감독의 전작인 '아무도 모른다'에 느꼈던 느낌이 이 영화에서도 묻어 나왔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의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까지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누가 누구에게 포함되어있는 인생인지

서로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지리하기 짝이 없는 이런 원론적인 문제들을

감독은 참

절묘하고 찐득하게 처음컷 부터 마지막 컷까지 잊지 않고 나타내준다.

 

 

따끔따끔한 향기가 있던 영화의 느낌이 고스란이 들어 있는

그림으로 표현된 포스터는

앞의 텅빈 거리에 뭘 채워넣고 싶었던 걸까.

 

 

 

마지막 아들의 대사에서 마음으로 울컥함에 여름밤이 선선함에도 두 손이 뜨거웠다.

 

"언제나 한 발 느리다."

 

 

 

 

느리고 싶지가 않다. 정말.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6 18:40
sarang258
잘 읽었습니당   
2009-12-05 10:24
nada356
잘읽었어요~   
2009-12-04 16:25
jhkim55
잘읽었습니다.   
2009-11-18 20:43
hooper
기대되요   
2009-11-18 17:16
snc1228y
감사   
2009-11-18 16:5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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