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스트 (Soloist)'란 '혼자 연주하는 사람'이란 뜻.
영화에서 줄리아드 음대까지 입학했다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퇴학한
천재연주가 '나다니엘(제이미 폭스)'을 말합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가 어려워지고 혼자서, 그것도 시끄러운 도로 거리에서만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는 불안한 상태가 되었습니다다. 이유없이 찾아온 정신분열증은 그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갔고..
천재적인 연주능력을 주었음에도, 그것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상태.
그러던 중, '나다니엘'을 특종 기삿거리로 생각한 '제임스 로페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에게 접근하죠.
그의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에 먼저 끌리고, 그 다음 그의 흥미로운 현재상황과 과거상황에 이끌리게 됩니다.
그러던 중, 둘의 인연과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는데....
'솔로이스트'라는 제목과 아름다운 첼로를 연주하는 포스터만 보면 이 영화를 음악영화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어거스트 러쉬'나 '원스'와 같은 영화처럼 말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를 음악영화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첼로선율과 웅장한 클래식교향곡들이 나오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그것들은
나다니엘과 로페즈를 이어주는 소재나 도구에 가깝습니다.
음악을 하고싶지만, 못하는 그의 상황,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
등이 음악영화의 감정이입으로써 가장 중요합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나다니엘'의 꿈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불안한 '나다니엘'의 모습, 그를 점점 도와주게되는 '로페즈'의 행동,
그리고 그 안에서 보여지는 미국 노숙자들의 현실. 이 세가지의 시선이 복잡다단하게 혼용되어 펼쳐집니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나다니엘'의 감정을 그대로 전해주려는 감독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관객들에게는 너무 정신없고 불편합니다.
중심이 되어야 할 '로페즈'의 시선은 기자와 개인 사이에서 분산됩니다.
'나다니엘'과 '미국 노숙자'의 실정을 모두 담습니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너무 많은 것을 담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갈 즈음에는 그 분산된 시선때문에 감정 역시 분산됩니다. 세 시선이 하나로 잘 엮었어야 됐는데...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를 감독한 '조 라이트'가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인간의 감성적인 내면을 잘 이끌어내는데 재주가 있던 그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실패한 것 같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제이미 폭스'의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자체가 빛나지 않는 이유는 전적으로
감독의 구성과 연출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인지, 충분히 아카데미를 노릴만한 소재와 영화인데도,
평이 그다지 좋지않습니다. 배우들의 감성연기는 여전히 잘 이끌어냈지만, 분산된 시선이 좀 불편하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2시간동안 푹 빠져서 볼 수 있었던 건 역시 두 배우의 환상적인 감성연기 덕분인데요.
'제이미 폭스'의 실제인물 '나다니엘'을 연기한 정신분열증 연기도 매우 좋았구요.
전 무엇보다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와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많은 인생굴곡을 겪어온 그의 모습에서 '아이언맨'뿐만이 아닌 어떤 연기를 해도 '그 아우라'가 느껴지더군요.
이번 기자역할을 맡으면서도 도시속의 외로운 자, 가족과의 관계가 끊긴 자, 그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혼자'라는 부분을 크게 안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집니다. 그 또한 '인생의 솔로이스트'였네요.
'나다니엘'이나 '로페즈'나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신뢰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우정'이 아니었나 싶네요.
두 사람의 '솔로이스트'적인 인생과 문제에만 집중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뭔가 결여된듯한 두 사람,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어떻게 하나의 인연과 우정으로 이어져가는지
보여주는 영화 '솔로이스트(Soloist)'. 그 복잡다단한 감정의 이입이 조금 쉽지않게 느껴지지만, 뛰어난 배우들이
있습니다. 더 이상 그들은 '솔로이스트'들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오케스트라'적인 삶을 살게 되겠네요.
영화의 마지막 '오케스트라'를 더 이상 혼자가 아닌 다같이 보는 장면처럼 말이죠... ^ ^
* 이 영화는 실화랍니다. 다 존재하는 실제인물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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