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 놓인 음식이 잡힐 듯, 잡힐 듯 한데 안 잡히는 느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간 후 밀려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스티브와 나타니엘의 관계를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영화는 스티브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스티브의 감정이 심층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던 것이 안타깝다. 마음의 문을 아직 다 열지 않은 친구와 오랜만에 둘만이
앉아서 대화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 영화. 관심가고 더 친해지고 싶은데 보이지 않는 벽이
계속 날 가로막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나타니엘의 불안한 정신 상태는 잘 표현 되었지만 그가 스티브에게서 느꼈을 괴리감이나
실망, 갈등이 잘 보충이 안 됐던 것 같다. 갈등이 쌓여 점차 고조 되어야 할 텐데 그 단계가
애매하다. 하나의 갈등이 한 계단이라면 이것은 매우 폭이 좁은 계단 몇 개가 있다가
갑자기 두 세 계간을 훌쩍 올라가서 climax가 나온다.
영화는 두 시간 정도 하는 것 같은데 보는 내내 엉덩이 아팠다. 그만큼 집중이 됐다가 안
됐다는 말. 중간 중간에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목소리와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첼로/오케스트라 소리가 버티게 해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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