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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 섞인 역설적 물음 나는 행복합니다
sh0528p 2009-11-27 오후 9:45:09 1320   [0]

위대한 성인이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한 말에 반대하며 한비야는 인생이 행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이 만든 자신의 창조물이 불행해지기를 원했을리 없다는 이유이지요. 전 비야 누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사는 것이 힘겨워서 그렇지 분명 모든 인간은 행복해 지기를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정된 것을 많은 사람이 경쟁하고 나눠 가져야하기에 갖지 못한 것을 불행해 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요...


그점에 대해 윤종찬 감독은 <나는 행복합니다>를 통해 관객에게 직설적이며 간단하게 대답합니다. 만수와 수경을 보고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드느냐고... 정말 이들의 삶을 보고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드는지를...

 

 

온전한 정신을 갖지 못한 늙은 노모, 노름에 미쳐 시도때도 없이 구타를 일삼으며 돈을 갈취하다 결국 빚만을 남기고 자살한 형, 유일한 안식처인 사랑마저 이별을 고해 떠나가는 만수(현빈)의 삶은 더 망가질 수 없을만큼 부셔져 과대망상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릅니다. 거기서 만난 간호사 수경(이보영)의 삶도 쉴 곳이 없긴 마찬가지이죠. 암투병으로 수년 째 병 수발을 하느라 집도 차도 팔아버린지 오래이고 카드회사에선 독촉에 이어 급여 차압까지 하고 전 애인이었던 의사는 이해는 커녕 그녀를 못살게 굴며 비참하게 만듭니다.

 

이들은 불행을 원하지 않았고 행복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고 괴롭힙니다. 상영시간의 대부분을 채우며 감독은 그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짓밟힌 삶으로 몰아 부칩니다. 하지만 그런 힘겨운 순간에도 차가운 바람을 맞거나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행복에 젖어 봅니다.  보고 듣고 몸을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잊은 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만수와 수경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행복은 이미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만수가 행복해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과 아버지와 투병 대신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며 행복을 떠 올리는 그들의 모습처럼 지금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아픔은 시간의 순서가 두서없이 나열되고 긴 여운을 남겨야 할 장면에선 흐름이 끊기며  어떤 장면에선 필요 이상으로 길게 흐름을 지속시키는 투박하고 정리되지 않은 영상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령 긴 투병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장면은 축소되고 형의 자살이나 전기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만수는 필요이상의 시간을 지속합니다) 중간 중간 마치 정신 질환자를 비인간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를 고발하는 듯한 흐름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것과 맞지 않고 귀에 거슬리는 비속어의 남발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행복과 불행은 서로 섞여 있어 시간으로 구분할 수 없고 어떤 것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봅니다.  분명 쉽지 않은 영화이지만 현빈과 이보영은 아름답고 잘생긴 외모를 망가트려가며 그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관객에게 전합니다. 불행한 순간은 정말 끝없는 어둠속을 해메는 기분이지만 영화 결말처럼 자전거의 작은 불빛이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워렌 버핏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서 원하는 것을 얻으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고, 얻은 것에 만족하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라고 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을 돌아보며 만족해하는 지금 난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5 21:42
kcbjs101
잘봤습니다.   
2009-12-07 14:23
sarang258
잘 읽었습니당   
2009-12-05 00:55
snc1228y
감사   
2009-11-30 18:14
nada356
잘읽었어요`   
2009-11-29 15:02
kooshu
오호   
2009-11-28 08:1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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