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
가이낙스에서 나와서 새로운 에바를 선언한 안노 히데아키.
'우주전함 야마토'와 '기동전사 건담'과 더불어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저패니메이션 붐을 일으킨 당사자다.
그는 '에반게리온 : 서'로 성공적인 귀환을 했다. 박스 오피스의 화려한 성적으로 팬들은 그를 열렬히 지지헀다.
과거의 작품을 다시 재탕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다. 이를 더 부채질 한 건 가이낙스가 틈만나면 관련 에반게리온 dvd상품을 여러번 재출시해서 아마존에 가보면 비판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이 우려먹으면 별명이 '사골게리온'이겠는가?
하지만 서에 이어 개봉한 파는 새로운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더욱 화려해진 사도의 모습과 보강된 스토리 라인 그리고 짜임새 있는 전개는 에반게리온팬에게 확실한 만족을 제공했다. (사비스 !! ~ 사비스!! ...미사토가 괜히 이 말을 외치는게 아닌 것 같다 ^_^)
이로써 안노 감독은 새로운 세대를 에반게리온의 팬으로 끌어들이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기존 tv판과 극장판의 스토리를 수정하고 서에서 릴리스의 존재를 미리 공개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화구를 마구 구사하고 있다.
또, 미스테리를 간직한 새로운 캐릭터 마리를 추가시킴으로서 스토리라인의 풍성함을 가져왔다.
1.새로운 아담의 모습과 추가된 기독교적 상징
파 극장판에서 변화된 점 중 가장 재밌는 건 세컨드 임팩트 장면에서 아담으로 추정되는 사도가 여러명 나온다는 점이다. 기존 극장판에선 아담 한명만 세컨드 임팩트에서 나왔는데 이번 극장판에선 3명정도가 나왔다. 아담의 모습이 천사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머리에 천사의 고리가 있었다. 에반게리온이 사해성서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기존 tv판과 극장판에서는 기독교적인 색채가 매우 적게 나타나 있었다. 그런데 이번 극장판에선 천사의 모습을 한 여러 아담(추정)이 나와서 매우 놀라웠다. 게다가 겐도 사령관과 와 후유츠키 부사령관의 대화(느부갓네살의 열쇠,골고타 베이스)에서도 기독교적 단어가 계속 나온다. 안노 감독이 기존 에바의 월드를 더욱 구체화하고 형상화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아직까지 '에반게리온 파'는 여러 맥거핀들을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떡밥으로서의 성격이 짙다.
다음 극장판에서 제시한 코드들을 어떻게 나열할지 귀추자 매우 주목된다.
2.느부갓네살의 열쇠
TV판에서는 카지가 겐도사령관에게 암모나이트 조개같은 물건을 가져오면서 '동결된 아담'이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카지가 겐도에게 가져온 물건을 '느부갓네살의 열쇠'라고 말하며 건네준다. 느부갓네살의 열쇠=아담 (??)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달기지에서도 아담의 모양을 하고 있는 에반게리온이 있다. 카오루의 전용기 인 것 같다. 다음 극장판을 봐야 의혹이 풀릴 것 같다. 한번에 여러 수수께끼를 던지고 실마리는 조금씩 던져주어 궁금증을 더욱 유발시키는 안노 감독의 재주는 정말 경탄스러우면서도 얄밉다.
3.마리
이번 '에반게리온 : 파 극장판'에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이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아스카의 자리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녀는 매우 공격적이면서 흥미로운 캐릭터이다. 그리고 아스카와 닮아있다. 사도와 싸우는 걸 즐기며 매우 고독한 내면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녀가 등장할때마다 모에요소가 나와서 정말 흥미로웠다. 플러그슈트를 입는 장면이나 신지와 만나는 장면은 일본오타쿠들이 열광할만한 요소가 집약되어있는 장면이다. 게다가 일본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안경'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봐 온 에바캐릭터중에서 가장 오타쿠적인 매력을 듬뿍지닌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아마 극장판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위해 카라가 비밀리에 투입한 구원투수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미스테리를 간직한 인물인 만큼 대사도 수수께끼 투성이다. 카지가 그녀는 어른들이 조종하는 꼭두각시로 본 반면에 그녀는 '자신이 어른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마리는 유럽지부 소속같은데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녀를 파견했는지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4.카오루
극장판 서에서 썩소를 날리며 대미를 장식한 카오루. 그가 이번 극장판에서도 여지없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레의 명령을 이번 극장판에서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극장판 마지막 부분에서 멋지게 나오는 장면은 역시 다음 극장판의 주인공은 '나 카오루'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듯하다. 신지가 폭주하자 또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다.
월면기지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다음 극장판에서 그 실마리가 풀릴 것 같다. 제레가 겐도박사에게도 다 보여주지 않는 이유가 다음편에 나올 것 같다.
5.더 인간적으로 변모한 신지
TV판을 보면 신지는 시키는 대로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인간이다. 극장판 파에서는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소풍을 가면 직접 요리를 만들어서 대접하는 적극적인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초반부에 나오는 신지의 몽따쥬씬은 클래식풍의 BGM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일본의 역동성을 신지에 빗대어 표현하는 인상이 느껴졌다.
특히 '3호기 폭주 사건'에서는 아버지에게 강하게 항의를 하며 기지를 부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보다는 사회를 중시하며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본인의 전형적인 특성을 대변하는 과거의 신지로서는 상상도 못할 '대사건' 이다. 권위에 대한 강한 도전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이 새롭게 변모된 신지라는 캐릭터에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극장판 전반부에서는 웃는 신지를 많이 볼 수 있다. 신지는 움울한 캐릭터의 대표주자인데 이번 극장판의 신지는 보다 적극적이며 보다 인간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어 안노 감독이 새로운 변화를 꾀했음을 엿볼 수 있다.
또,레이를 구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하며 폭주하는 신지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커다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런 요소는 관객에게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폭주하는 신지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신지가 레이를 좋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유발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6.총평
지금 일본애니메이션 업계는 수익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새로운 인력의 유입도 줄어들고 있는 총체적인 위기상황이다. 90년대말을 기점으로 더이상 좋은 작품들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새롭게 에바를 들고 나온 안노 감독을 보며 앞으로 '더 재밌고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기존 극장판보다 한층 보강되며 액션성이 강조된 에반게리온 파. 앞으로 반드시 봐야하는 마스터피스 리스트의 반열에 오를 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대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