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사 전우치다~" 하나의 카피처럼 된 이 대사는 도사이면서도 천방지축 망나니같은 면을 가진
'전우치'를 나타내기에 충분한 대사였다. 작자미상의 고대소설 '전우치전'을 '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감독
최동훈 감독이 한국형 블럭버스터로 만들어낸 이번 작품은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백윤식, 염정아 등의
슈퍼스타 캐스팅으로 더욱 눈을 즐겁게 한 작품이다.
한국형 히어로 캐릭터의 탄생이라는 면에서, 게다가 정형화되지 않은 천방지축 말썽쟁이 도사라는
독특한 캐릭터성은 영화의 활기를 불어넣어주기에 더 충분했던 것 같다. 그 캐릭터를 강동원이라는 보기좋은
배우에 의해 구현되었으니, 관객층의 스펙트럼을 넓혀주기에는 더할나위 없었다.
강동원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꽤나 괜찮았으며, 화담역의 김윤식씨의 카리스마 연기와
초랭이역의 유해진씨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가장 맘에 들었다. 임수정씨나 세 신선의 연기와 캐릭터도 좋았다.
가족단위가 많은 것으로 보아 많이 유치할 것이라는 기대우려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유치하지않아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져서 조금만 쓸데없는 내용적인 면에서 가지치기를 했다면,
더 스피디하고 긴박한 영화가 됐을 법도 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개인적으로는 최동훈 감독이 한국적인 고전소설을 한국형 블럭버스터로 재탄생하게 했다는 점과
저 수많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각자에게 맞는 캐릭터성을 주어 잘 이루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연출력을 높게 살 수 있겠다. 그리고 눈에 띄는 CG도 있었고, 눈에 안띄게 자연스럽게 처리된 CG도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상상으로만 했던 '한국적인 도술 속 세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것도 좋았다.
다만, 한국형 블럭버스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외에 이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다.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해봤을 때, 조금은 뜬금없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전우치'는 간만에 온 가족이 즐겁게 볼만한 한국형 블럭버스터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흥행적 미래가 밝다. 볼거리도 꽤 있고, 퀄리티도 꽤 좋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전우치'가 재밌었어도 금방 속편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전우치'의 시리즈화보다는 이번 한 편의 탄생으로 축적된 기술과 능력들로 또다른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