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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앞에 놓여진 뜨거운 부성애의 길 더 로드
kaminari2002 2010-01-08 오전 6:21:41 1361   [0]

이 영화는 만들 때부터 상당히 고민됐을 것 같다. 조맥 맥카시의 유명한 원작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는 그 방대하고 거대한 묵시록적인 메시지와 배경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인가와 함께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동시에 잘 그려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컸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화 '더 로드'는 묵시록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부성애'를 강조한 영화로 재탄생되었다. 원작의 묵시록적인 깊이는 조금 사라졌을지 몰라도, '부성애'라는 대중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쉽게 관객마음 속으로 파고들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를 연기한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그 감정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관객과 아들에게 동시에 전한다. 이번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단연코 그가 아닐까싶을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이끌어냈다. 이 부자(父子)의 여정에는 많은 방해물이 올려져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지구멸망 묵시록' 코드를 읽어낼 수 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언제가 배경인지 등은 원작에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상황에 놓여진 한 부자(父子)를 통해 극한상황에서의 인류의 여러 모습을 읽어낼 수 있을 뿐이다.

 

지나가다 만난 노인 (로버트 듀발)은 눈도 잘 안보이고 거의 죽을 것 같지만 결코 자살은 하지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곧 죽을 것 같은 그도 삶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아이는 그 할아버지에게서 동정심을 느끼고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도와주고싶어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본인이 말한 '착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도와줄 수 없다. 자기가 없었을 때의 상황에 대비해 아이에게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야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마음'이란게 이렇다. 나쁜 사람이 아님에도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어진다. 결국 아이를 통해 도와주기는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염려와 걱정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이가 잠든 동안, 모든 짐을 훔쳐간 흑인남자를 쫓아가 물건을 되찾고 옷을 벗겨 벌하는 장면도 비슷하다. 서로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지않으면 살아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자신들을 쫓아와서 잡으려고 하고, 또한 인간을 잡아먹는 '식인'부대의 모습에서는 인간 극한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냐겠지만, '인간의 생존본능'을 최대한으로 동물적으로 끌어올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 상황이 놓여지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인간의 모습'에 두려움도 느껴졌다. 아버지의 '착한사람' 신념은 그런 면에서 이성적인 인간의 모습으로써 살아가고 생을 마치려하는 인간의 숭고함까지 느껴진다. 그 상황에서의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해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아내, 아이. 아내는 아버지와 아들을 버리면서까지 희망없는 세상에 자발적으로 종(終)을 고했다. 그녀는 아버지만큼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일까? 아닐 것이다. 희망과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아이에게 헌신하는 이유는 그의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부분이 더 컸을 것이다. 조금 섭하게 생각한다면, 아이는 아버지에게 있어 이 희망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무의식적인 이유부분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가지만, 살아남고 아버지와 달리 이유도 없이 길을 걸어온 아이는 앞으로 가족도 없고 희망없는 이 세상을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야할까? 하나 있다면, 자신을 살릴려고 뜨거운 부성애를 보여준 아버지의 모습과 신념의 불꽃을 살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영화의 제목은 '더 로드'다. 그들 부자의 여정의 길을 보면서 우리는 '부성애'도 느낄 수 있고, '인류애'도 배울 수 있으며, 또한 '인간의 잔인함'도 볼 수 있다. 묵시록적인 배경과 모습은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인류재앙의 경고를 강하게 전달해주는 것보다 '부자'의 힘들고 괴로운 여정을 통해 우리가 그 코드를 자연스럽게 읽어내는 편이 좋다. 언제 우리가, 내 자신이 그 상황에 놓여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 자신과 가족이 저 상황이라면?

 

'부성애'라는 대중적인 코드를 통해 무겁고 어깨를 짓이기는듯한 무게감을 전해주는 이 영화를 보면 관객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마 재난영화만 생각하고 이 영화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고 가는 관객들은 많이 없길 바란다. 적어도 본인에게는 2시간동안 재난영화를 뛰어넘는 스릴과 두려움, 재앙경고의 메시지, 뜨거운 부성애까지 안겨준 흡족스런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총 1명 참여)
hssyksys
잘봤습니다^^*   
2010-04-14 02:43
snc1228y
감사   
2010-01-12 22:05
naredfoxx
진짜 무거운 영화 같아요.   
2010-01-09 09:59
moviepan
부성애   
2010-01-08 21:31
cgv2400
주말에 보러 가려구요 ㅋ   
2010-01-08 11:03
sdwsds
보고싶은 영화   
2010-01-08 10:0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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