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선물한 축복인 동시에 가장 가혹한 형벌인 사랑.

우리 인간은 태어난 뒤 사랑이라는 축복에 감사하고 사랑의 형벌에 괴로워하기를 반복하며 살아 갑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은 그 사랑이 영원할 것 같은 행복한 마음에 모든 세상이 아름답기만 하죠. 의학적으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느끼는 감정이라 하고 그 기간은 약 2년간 지속된다고 합니다. 사랑을 확인하며 나누는 첫 키스의 마력은 1,000일이 지속된다고도 하구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 도파민도 사라지고 첫 키스의 가슴떨림도 느낄 수 없게 되는 순간 그 동안 모르고 있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 <애프터 러브>처럼 서로 헤어지거나 멀리 떨어지는 아픔의 시간을 갖게 되지요.

크리스마스에서부터 시작하여 발렌타인 데이까지 기간 동안 이탈리아, 뉴질랜드, 파리를 배경으로 서로 얽힌 인물 관계 속 여섯 커플의 사랑한 뒤 이별하고 그 뒤에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생기있게 그려낸 <애프터 러브>는 이탈리아 판 <러브 액츄얼리>란 평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유난히 키스 장면이 많이 등장해 개봉 이벤트로 '키스 타임'을 만들 정도이고 왠만한 코미디 영화가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의 폭소와 웃음이 가득합니다. 훌쩍 커버린 딸과 가까워지기 위해 딸에게 '오래 지속하는 콘돔'을 건네 줘야 했던 아버지의 웃지 못할 상황, 자신의 전 애인을 만나지 말라며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던 경찰이 자신에 집에 버젓이 앉아 있어 충격을 받는 장면과 그 경찰에게 항상 맞기만 하던 남자가 총에 맞은 경찰의 수술 집도의가되는 황당함, 멀리 떨어진 연인끼리 화상 채팅을 하며 은밀한 부위(?)를 보다가 회사에서 딱 걸리는 장면 등은 영화 속 최고 핵 폭탄 웃음 작렬입니다.

이런 웃음의 장면과 함께 진지한 사랑 후의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왜 사랑에 죽고 못살던 연인이 헤어지면 이렇게 돌변하게 될까요... 그녀의 전화는 제일 짜증나는 벨소리로 설정하고 이혼을 결심한 판사는 '결혼은 인간이 저지르는 최고의 죄악'이라며 절규합니다. 그리고 그녀와 헤어지면 다시 자유로운 사랑을 마음껏 하게 되리라는 착각을 하며 희망에 휩싸이지요. 하지만 정말 그녀와 떨어지고 헤어지는 것이 그렇게 행복한걸까라고 영화에선 자문하게 합니다. 새로 만나게 될 미지의 누군가와는 다시 힘들어 하는 상황이 없이 오로지 행복하기만 할까요... 판단은 각자가 해야 하지만 <애프터 러브>에선 조금 진부한 듯 하지만 가장 설득력있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바로 지금의 그녀와 사랑했던 그 순간을 떠 올리고 그 사람에게 다시 최선을 다 하라는 것이죠.  가령 영화 속 판사처럼 그녀에 가사도우미가 되 보는 것처럼...

<애프터 러브>는 이런 웃음과 함께 아름답고 귀에 익은 사랑 노래들이 넘칩니다. 많은 리메이크 노래로 사랑 받는 'Sex Bomb', 'Calling의 Whenever you will go', 'Billy Joel의 Tell her about it'같은 노래가 달콤한 장면들과 함께 어울어져 흥겹고 즐거운 관람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는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를 다짐하게 하고 이미 이별한 분들은 지난 사랑을 추억하며 다시 용기를 내게 만들 것입니다. 사랑하세요... 사랑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답니다.

기대하지 않고 내용도 모른채 본 영화지만 정말 기대 이상의 행복한 감동을 전해 준 영화인 <애프터 러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