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개봉작들 사이에서 송윤아, 김향기 주연의 '웨딩드레스'는 크게 돋보이지 않는 영화다.
아이와 엄마. 엄마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아이만을 남기고.
딱 한 줄로 요약되는 이 내용이 얼마나 신파적으로 느껴지는가?
하지만, 이 영화는 눈물이 나되 그것을 너무 진부하고 뻔해서 지루함이 느껴질만큼의 영화로 만들지않았다.
오히려, 전혀 기대하지않고 있던 나에게 2시간동안의 재미와 많은 공감꺼리를 안겨준 영화였다.
기본 기둥은 위에서 말한대로다. 그러나, 그것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캐릭터나 대사, 상황구성력 등은
진부하게 느껴지지않았다. 영화 초반만 해도 송윤아의 오버연기가 눈에 띈다. 이 영화 처음부터 오버군...
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영화는 보여준다. 이미 '엄마'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딸에게 잘해주기위해서라는 걸.
보통 이런 영화라면, 아무 것도 모르는 주인공이 막 즐겁게 살다가 갑자기 중반쯤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그 때부터 늘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웨딩드레스'는 현명하게 이미 그런 사실들을 깔끔하게 배제해놓고,
일부러 눈물을 흘리기위한 구성이 아닌, 아이와 엄마의 이별을 위한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빛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덕분이다.
배우 '송윤아'는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걸 수 있는 단독대표작을 '웨딩드레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마역할을 잘 해냈다. 눈물과 애정의 연기를 생각이상으로 잘해주었다.
그리고 바로 '소라'역의 '김향기'양. 그녀가 있었기에 이 영화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아이지만, 아이답지않은 조숙함과 사려깊음을 연기한 그녀. "엄마, 나 학교갈게~"하며 걸어가다
바로 집에서 나옴과 동시에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소라'.
사려깊음이 보이는 눈동자와 동시에 아이의 얼굴을 가진 소라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서로를 생각하는 아이와 엄마 덕분에 '엄마'라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공감대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영화는 주조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진부하진않은 구성력, 그리고 가슴에 와닿는 대사들로 인해
관객의 가슴과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지루하기만 할 것 같던 이 영화를 보고 기대이상의 감정을 얻고나왔다.
영화 '애자'나 최근작 '더 로드, '하모니''와 일맥상통하는 '부모'의 사랑과 애정을 다룬 영화라 볼 수도 있겠다.
근처자리에는 영화의 주인공들과 같은 나이대의 엄마와 어린 딸이 영화를 보고있었다.
딸은 시종일관 눈물을 훔쳤고, 엄마는 사랑한다며 아이에게 계속 뽀뽀를 해주셨다. 참으로 흐뭇했다.
많은 모녀(母女)분들이 이 영화를 관람하셨으면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정(情)을 있을 때 많이 나누시길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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