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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지않는 그래서 더욱더 어색한 영화 500일의 썸머
his1007 2010-01-27 오후 6:25:29 930   [0]

 

#1 조금 다른 러브스토리
 
한 때는 건축가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카드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톰. 그의 무료한 일상에 어느 날, 너무나 빛나는 한 여자가 들어온다. 평범한 키에 평범한 몸무게, 그러나 환히 짓는 미소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빛나는 여자. 그녀의 이름은 썸머다. 매년 돌아오는 여름처럼이나 평범하지만 해가 지면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될 '오늘'처럼 특별한 여자. 톰은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썸머는 달랐다. 그녀에게 사랑은 그저 환상일 뿐, 아무런 의미가 되질 못했다.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며 굳이 '여자친구'니 '남자친구'니 이름을 붙여대는 것은 그녀에게 우스운 이야기였다. "우리는 다 큰 성인이야.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편안한 관계를 원해. 친구처럼." 톰에게 키스한 그 날도, 한 침대에서 일어난 날도 썸머에게 톰은 그저 친한 친구일 뿐이었다. 조금 더 자주 만나고, 조금 더 많이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
 
톰은 썸머를 사랑하고 썸머는 그런 톰이 너무나 좋은 친구라고 말한다. 톰은 썸머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말하고, 썸머는 그런 건 애초에 없는 거라고 타이른다. 톰은 썸머의 손을 잡고 싶고 썸머는 톰에게 키스하고 싶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톰은 썸머 때문에 못하고 썸머는 스스로 사랑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이런 두 남녀가 만나는 이 영화는 영화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 통속적이지 않은' 결말을 보여준다.
 
 
 
#2 운명에 관한 이야기
 
돌이켜 생각해보니 23살이 되는 지금까지 내게 운명을 믿느냐고 물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질문을 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런 감상적인 질문이야말로 연예인들이 심야 토크쇼에서나 앙케이트 스티커를 떼며 말해야 할 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질문들을 받고 답할 수 있는 그들의 세계를 얼마나 동경했던가! 현실에선 '도를 아십니까?' 류로 분류되는 그러한 질문.)
 
어쨌든 나의 답은 이렇다. "운명을 믿고 싶습니다!" 꼭 내가 솔로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운명을 믿지 않으면 세상이 너무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릴 때 나는 수학을 싫어했는데 (물론 지금도) 그 이유는 복잡해서가 아니라 단순해서 였다. 이 말은 즉, 수학은 답이 한 개 뿐이라서 도망갈 곳이 없다는 거다. 단순하고, 너무나 명료한 그 맛에 수학을 하는 이들도 많다지만 나는 싫었다. 과정이 아무리 다양해도 답은 단 하나라면 나머지 답은 꼼짝없이 오류의 멍에를 뒤집어 써야 하는 거다. 운명이 없다면 인생은 너무나 단순해진다.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가지고 있던 만큼의 수치들로 딱 고만큼의 결과가 나오는 거다. 아~ 이 얼마나 지루한 일인가! 운명이여 만세!
 
톰은 운명을 믿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도사리고 있다. 운명을 믿는 것과 '운명적인 사랑'이 성공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 운명적인 사랑의 결말 또한 운명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구조. 운명이 운명을 낳고 또 그 운명이 달걀을 낳고 닭이 되고.... 뭐라고?)
 
 그러니까, 운명에 대한 내 해석은 이렇다.
운명을 믿고 싶거든 믿고, 믿기 싫거든 믿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운명을 믿거든 운명적인 사랑의 결말 또한 운명이라고 받아들어야 하는 거고 운명을 안 믿는다면 본인의 일은 다 본인 책임이 되는 거다. (그 수많은 우연적 요소들도 함께)
 
#3 영화 밖 이야기
 
내가 이 영화를 본 건 딱 두명의 배우 때문이었다. 한 명은 남자 주인공인 조셉 고든 레빗이고 다른 한 명은 주인공의 친구 역으로 나오는 매튜 그레이 구블러였다. 우선 조셉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를 비운의 천재 히스 레저를 통해 만나게 되었는데 그 둘이 공연한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였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미국 하이틴 로맨스로 99년도 영화라기에는 참을 수 없는 유치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히스 레저, 줄리아 스타일스 (본 얼티메이텀에서 제이슨 본을 도왔던 여자 정보원), 데이빗 크럼홀츠( 환상적인 미드 '넘버스'의 FBI에 자문하는 천재 교수역) , 거기다 이 영화의 주인공 조셉 고든 레빗을 배출했다.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세여~) 조셉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동생을 좋아하는 남학생으로 출연했는데 깡마른 몸매지만 웃음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내 눈에 들었다. 그러니 내가 500일의 썸머 포스터를 보고 개봉일에 당장 찾아본 것! 아... 서양인치고는 작은 키, 왜소한 몸매지만 그의 미소만큼은 100만불!! 아~ 나는 앞으로도 그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다른 한 명, 매튜 그레이 구블러! 그는 미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름은 들어 알 법한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천재적 두뇌지만 어딘가 2%모자란 리드박사를 열연하고 있다. 나는 속물적인 말이라곤 못알아듣는 숙맥같은 면과 끝을 모르는 지성미를 가진 리드 박사 캐릭터도 좋아했지만 그런 캐릭터를 자연스레 열연하는 매튜에게도 푹 빠져 버렸다. 아~ 그러나 매튜는 이 영화에서 거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자꾸 그에게서 리드 박사를 찾으려 하는 나의 못된 심보를 러닝 타임 내내 자제시켜야 했다.
 
#4 연인에게도 솔로에게도 괜찮은 영화
 
 미리 말해 두건데 이 영화는 별로 야하지 않다. 그리고 <노트북>을 떠올리게 할만큼 불타오르는 사랑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우리의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 지나보면 뭐 그냥 그랬다고 말하면서도 당시에는 온 우주가 나를 위해 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랑을 담담하게 500일이라는 시간 속에 녹여 보여주는 것 뿐. 그래서 부담도 없고 솔로라도 허벅지 꼬집으며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영화에는 '진짜 사랑'이 있다는 거다. 멜로를 보고 나오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저런 사랑은 스크린 안에만 있을 거야. 도대체 왜 난 이 영화를 선택해서 이렇게 허전해 지는 걸까) 은 전혀 주지 않는 다는 거~!

(총 1명 참여)
hssyksys
잘봤습니다^^*   
2010-04-16 02:58
wxhejin0322
나름 괜찮은..   
2010-04-04 17:45
snc1228y
감사   
2010-01-28 17:18
moviepan
음   
2010-01-27 18:4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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