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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가? 아바타
foralove 2010-02-02 오전 2:54:06 2194   [0]

 

'제가 살았던 곳은 더 이상 푸르지 않아요.' 라는 제이크의 대사에서 미래의 지구는 우주에서 바라봐도  과거의 푸르른 지구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 대사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우리의 땅 지구가 어떻게 인간의 탐욕과 자본의 힘에 의해 황폐화되고, 돈이 곧 인간 가치 척도의 기준이 되며, 우리의 땅(어머니)이 어떻게 생명을 다해가고 있는지 그의 이 대사 한 마디에서도 거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으며, 수 많은 사건들의 동기부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대령과 제이크의 대결구도는 사뭇 동기부여를 찾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대령의 벤치 프레스 장면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각 나라들에 대한 부분에서 우리는 두 사람이 각각 무엇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두 캐릭터의 갈등 구조를 크게 자신들의 역사적 치부에 침묵하고 있는 백인들의 근본주의적 폭력성에 정의를 부르짓어 온(힘은 곧 정의다라는 적자생존의 암시) 제국주의적 역사관과 세계관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 백인들에게 그리 유쾌하고 친절한 영화만은 아닙니다. 꿈처럼 환상적인 영상과 인간의 감각과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화려함 뒤에, 제국주의의 절대적 삶을 지향해 왔던 백인들 자신의 기형적 우월의식을 향한 역사적 고해성사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 한권 추천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지도 모르지만.... 인디언 후손이 쓴 [우르릉 천둥이 말하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을 보시면 백인들이 어떻게 1억명에 가까운 인디오들을 100여년이 넘도록 대학살을 자행했는지 아주 소상하게 잘 나오며, 그들이 소위 문명이라는 것을 앞세워 종교적 폭력과 가학적 노예와 절규, 잔혹한 대학살을 일삼았는지 처절하리만치 고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지금까지도 가장 존경받는 조지 워싱턴 이하 많은 대통령들의 인디언들에 대한 왜곡된 인간관까지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수 많은 시민들이 수천만 마리의 칠면조를 먹습니다.

과연 그 행사를 하면서 그들은 무엇을 기릴까요? 도대체 무엇을 감사할까요?

백인들의 총과 무기는 왜 그리 발달하게 되었을까요?

 

 

제가 이 영화를 통해 제임스 카메룬 감독을 더 좋아하게 된 이유는 사실 저의 오감을 자극해서만은 아닙니다.

 

지금껏 세계의 많은 시민들은  백인들 자신들이 받아온 600만 학살에 대해서 나치에게는 톡톡한 보상을 받아냈다는 것은 물론 '쉰들러 리스트'같은 영화들을 통해서도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돈은 물론, 우리의 눈물과 감성을 자극하고 호소력있게 깊은 동조를 얻어내기에 충분 했습니다. (저도 당시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이 행해온 미 개척사 - 대학살의 잔혹한 원죄에 대해서는 후손 대대로 암묵적으로 침묵해 왔다는 점, 더 나아가 사랑이라는 교리적 핵심을 저버린 채, 자신들의 역사를 마치 성서의 출애굽기와 가나안 땅의 정복과 대학살로 연결시켜, 왜곡된 백인들의 선민의식과 정의, 이를 지탱하고 찬양해 온 금권과  자연스럽게 제국주의적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종교와 의식의 타락들을 우리는 이 영화가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음을 살펴봐야 합니다.

 

감독은 미국 역사의 시작 - 종교와 금권이 힘을 합쳐 피로 물든 왜곡되고 더러운 역사의 시간들을 넘어 이제는 가장 강력한 정치,군사, 외교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확실히 미개해 보이고 비합리적인 토템이즘에 가까운 것들을 견주어 비교하여 보여줌으로써, 과연 그동안 인류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어떤 지저분하고 잔인한 일들을 행해 왔으며, 우리가 추구한 유토피아의 실상이 무엇이었고, 그렇다면 인류에게 가장 이상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아바타라는 몽환적 캐릭터와 지구의 거울과도 같은 판도라 세계의 문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에게 진지하게 되묻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아직도 왜곡되고 자위적인 역사의 아이러니에 빠져 교만의 우상이 되어버린 영화 속 대령처럼 선민의식과 우월감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수 많은 미국 국민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정면으로 꼬집은 영화라고 보고 있습니다.

 

세상에 누가 과연 자신들의 추한 역사를 고백할 수 있을까요? 누가 과연 허울 뿐인 명예뒤에 가려진 탐욕과 잔인한 폭력과 파괴, 이로 인해 후손들이 감당해야 할 죄책감을 건드릴 수 있을까요?

 

그 점에서 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야말로 거짓과 가식으로 포장된 이데올로기와, 감각적 욕구만을 충족시키고, 돈만을 추구하는 작품만을 만들지 않고, 이제는 자신들의 치부마저도 건드릴 수 있는 참으로 용기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번 작품 아바타에 매우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총 0명 참여)
monica1383
잘 봤어요~   
2010-02-05 14:41
kwakjunim
저도 점수는 주고 싶음   
2010-02-05 13:15
hooper
감사요   
2010-02-02 17:12
snc1228y
감사   
2010-02-02 12:0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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