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라는 소재가 주는 매혹적인 신비감과 약간의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접목시켜 단순히 볼거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두뇌 플레이가 볼만한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은 영화의 타켓 대상을 젊은 층에 맞추어 할리웃 신세대 유망주를 전면에 내세우고 피어스 브로스넌과 우마서먼등 몸값 높은 배우들을 조력자로 배치해 나름 탄탄한 라인업의 위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이 6권이라는 방대한 내용의 신화를 통해 베스트 셀러 대열에서 오랜기간 머문지 얼마 되지 않아 개봉하는 또 하나의 신화 이야기는 그렇게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 산뜻하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퍼시 잭슨...>이 신화를 소재로 한 영화와 차별성을 갖는 부분은 인간과 신 사이에 테어나 각각 특별한 능력을 가진 '데미갓'이라는 존재에 비중을 높여 그들이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라는 막강한 신들의 전쟁을 막기 위해 펼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우스의 무기인 '번개'를 포세이돈의 아들인 퍼시(로건 레먼)가 훔쳤다는 오해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퍼시가 제한된 시간안에 누가 진짜 번개를 훔친 범인인지를 밝혀야 하는 미스테리함과 번개를 찾아 세상을 멸망시킬 신들의 전쟁을 막아야 하는 긴박함 거기에 퍼시와 지혜의 신 아테나의 딸인 에나베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의 로맨스를 적절히 섞어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갑니다.
헤라클레스, 아킬레스와 같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데미갓인 페르세우스(퍼시)가 반인반마 켄타우로스인 피어스 브로스넌, 퍼시의 수호자로 하체가 염소인 그로버의 도움과 펜일 뿐이라던 것이 변한 칼과 방페, 날개달린 스니커즈로 치명적인 유혹의 살인마인 메두사의 우마서먼, 시뻘건 불을 뿜으며 잘리면 2배로 더 생기는 머리를 가진 히드라, 현실을 망각시켜 영원히 나갈 수 없는 시간의 함정을 넘어가는 재미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연출을 통해 판타지의 분야에 탁월한 실력을 선보였던 시한 크리스 콜럼버스의 장기이기도 하지만 <스텝맘>, <미세스 다웃 파이어>등을 통해서 가족간의 사랑을 강조한 감독답게 영화의 결말도 부모와 자식의 오해를 풀어 가는 관계 회복의 주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퍼시를 제외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미갓임에도 지혜의 신 아테나의 딸이라는 아나베스, 헤르메스의 아들 루크는 신에게 받은 그들의 능력이 명확치 않고 번개를 훔쳐간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과 훔쳐간 이유가 그동안 흥미롭게 전개되던 이야기 흐름에 비해 흥미롭지 못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서의 다양한 신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제우스나 포세이돈, 하데스도 상상력이 부족해 보이고 <스타워즈>의 광선검보다 못해 보이는 번개의 모습도 제우스의 아주 강력한 무기라는 위용에 비해 볼품없어 보입니다. 색다른 신화의 세계를 신세대 스타일에 맞춰낸 블럭버스터치고는 마지막으로 갈 수록 신화가 아닌 휴머니즘에 비중을 높이는 점때문에 흥미를 반감시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전까지의 재미로만 보면 극장에서 관람할 영화로는 손색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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