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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 러블리 본즈
ldk209 2010-03-02 오후 4:35:12 827   [0]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 ★★★☆

 

14살이 된 수지 새먼(시얼샤 로넌)은 1973년 12월의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이웃에 살던 조지 하비(스탠리 투치)에게 살해당한다. 아버지 잭(마크 월버그)과 엄마 아비게일(레이첼 와이즈), 수지의 동생들은 큰 슬픔에 빠지게 되고, 죽은 수지는 천국과 지상의 경계선에서 자신이 떠난 지상의 세계를 내려다보며 방황한다. 범인을 추적하던 잭은 하비가 딸을 죽인 범인임을 직감하고 경찰에 이를 알리지만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다.

 

남은 사람들이 떠난 사람으로 인해 더욱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는 ‘러블리 본즈’라는 제목의 영화처럼 <러블리 본즈>는 크게 세 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선은 갑작스럽게 사망한 수지 새먼(시얼샤 로넌) 스스로가 지상에서의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되는 성장이라는 모티브, 두 번째는 누군가의 죽음이 가족과 그 주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및 다시금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악한에 대한 복수(그런데 의외로 이 부분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한다)를 담고 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러블리 본즈>는 원작의 여러 설정들을 가지고는 왔지만, 방향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죽은 14살 소녀의 영혼이 가족을 관찰한다는 기본적인 설정은 동일하지만 원작 소설에서 지상에 남은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의 삶이 중심축으로 기능한다면, 영화는 반대로 천상(?)에서 헤매는 수지의 심리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아마도 기본적으로 판타지 장르에 대한 피터 잭슨 감독의 열망 내지는 취향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영화는 거의 시종일관 수지의 눈에 비친 천상의 모습을 극판타지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수지의 눈에 비친 풍경은 달리 말하자면 수지의 마음을 추상적으로 외화시켜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장면들을 하나 하나 떼놓고 보자면, 그 어느 장면 하나도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황홀하고, 아름다우며, 슬프고, 암울하다. 넓은 초원, 새가 되어 날아가는 나뭇잎의 모습이라든가 특히 배가 들어 있는 병을 현실의 잭이 부술 때, 천상의 바다에 떠 있는 병이 부서지는 모습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련하고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는데, 이는 어쩌면 피터 잭슨 감독의 장기인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눈을 사로잡는 이러한 장면들이 거듭 되풀이 되면서 의미도 모호해지고 감흥도 무덤덤해진다는 점이다. 현실과 접목되지 않는 판타지 그 자체만으론 급격히 힘이 빠짐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주인공의 죽음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범인이 누구인지 숨기려하지 않는다. 이는 원작소설도 동일하다. 그런데 원작 소설은 잭이 왜 하비를 범인으로 의심하는지 나름 현실적 근거들을 제시한다. 사람마다 하비로부터 들은 얘기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 <러블리 본즈>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속하는 영역조차 판타지로 재구성해 놓았다. 죽은 장미가 되살아나는 장면은 가장 대표적이다. 거기에 원작에선 거의 스치듯 지나가는 필름 출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매우 중요한 모티브로 삼은 점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적절했다고는 보이지만, 그렇다고 생전 약속한 대로 한 달에 한 통씩 인화해본다는 건 딸의 죽음을 전제로 할 때 동의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해볼 때, 영화 <러블리 본즈>는 피터 잭슨이 원작에서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부분만을 영화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 원작에서 약 8년에 걸친 세월 동안 묘사되는 가족들의 방황이라든가 동생들의 성장은 대부분 지워졌으며, 대신 앞에서 말했다시피 수지가 지내는 천상의 묘사에 많은 공을 들였고, 상영 시간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자체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선뜻 이러한 방향이 잘못되었다라고 말하긴 곤란할 것 같다. 왜냐면 피터 잭슨으로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기 때문이며(조금은 의외의 선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피터 잭슨이 공을 들인 그 장면들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말하자면, 주인공을 맡은 시얼샤 로넌(잘 성장하고 있음이 확인)과 잔인한 연쇄 살인마를 연기한 스탠리 투치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지만, 반대로 뛰어난 연기자인 마크 월버그와 레이첼 와이즈는 빛을 잃은 듯 보인다. 

 

 


(총 0명 참여)
thdtnsal
좋은영화입니다.^^   
2010-03-09 10:38
snc1228y
감사   
2010-03-03 00:25
boksh2
감사요   
2010-03-02 17:18
hyosinkim
잘 읽고 갑니다   
2010-03-02 17:0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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