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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billy13 2010-03-09 오전 1:38:48 741   [0]

 

팀버튼이 만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 어떤 연출보다 이상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는 명약관화했다.

 

하지만 막상 그 토끼굴을 들여다보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앨리스 인 원더랜드 라는 코스요리의  메인디쉬와 사이드 디쉬의 종류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다만 3D와 화려한 색감이라는 향신료와 소스만 첨가된 것이다.

그렇다고 맛을 크게 살려주는 역할도 하지못하는.

 

우리가 지금까지 읽고 보아온 앨리스와 원더랜드. 그대로다

'Eat me'와 'Drinkin' me'로 시작되는 이 영화의 답습은 애니메이션보다 자연스럽지 않다.

 

예전 가위손 시절의 노하우를 살린 Hatter- 죠니뎁은 자신이 표현해 낼 수 있는  기괴한 깜냥에

한참 못 미친 (크레이지의 미친도 되고 도달하다의 미침도 될 수 있겠다) 연기를 했고,

앨리스 하면 자연스레 동반되는 상상의 캐릭터들, 흰 토끼와 도도새는 대사조차 몇 줄 없었다.

 

이 영화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져온 붉은 여왕의 캐릭터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화자는 붉은 여왕에 대해 뭔가 독재적이고 툭하면 사형을 외치는 마녀라 귓가에 속삭이며

손가락끝을 향하며 흔들지만 우리가 손끝을 보지 않고 그 너머를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붉은 여왕은 악역이 아니다.

오히려 붉은 여왕은 자신처럼 정상적이지 못한 신체를 가진자들을 등용해 옆에 두는 평등주의자이고

자신의 반대편이었던 흰 토끼와 도도새, 반역을 도모한 Hatter조차 중용하는 대인배이다.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사랑을 갈구하던 붉은 여왕을 악당으로 모는 것은 그 주위의 정상인들이다.

 

그 비정상적인 신체구조로 인해 이상한 나라에서 조차 이상한 사람이 된것이다.

마지막에 하얀여왕이 붉은 여왕을 유배하면서 그가 신임하고 아껴주던 하트잭을 함께 보내자

하트잭은 치를 떨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극도의 비호감을 표현한다.

 

팀 버튼이 이 붉은 여왕을 통해 핸디캡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역설적으로 비꼬자 했다면

그 의도는 확실하게 전달되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원작에서의 악독한 여왕의 캐릭터를 망쳐버린 것이다.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붉은 여왕을 보길 바란다)

 

덧붙여 하얀여왕의 앨리스를 통한 차도살인(借刀殺人)

내 손엔 피를 묻힐 수 없어, 하지만 네가 죽여준다면 난 상관하지 않겠어 라는 식의 행동도 원작의

선악대립을 그럴듯하게 망쳤버렸다.

 

이들은 내일 눈을 뜨고 '철컥'하고 문을 잠그고 나가는 순간부터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실이다.

굳이 토끼굴 속으로 힘들게 뛰어 내려가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고생을 하지 않았어도 될 수 있었단 말이다.

원작의 캐릭터들을 UFC의 사회자처럼 화려하게 소개하며 등장 시켜놓고는 평일 저녁의 유랑극단처럼

마지막 막을 내려버린 팀 버튼의 앨리스.

 

도합 약 몇 분간의 작위적인 입체감과 형형색색의 숲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총 0명 참여)
kimshbb
그럼요   
2010-03-24 14:16
christmasy
저와는 다른 해석이군요. 저의 해석을 새 글로 남기겠습니다.   
2010-03-18 00:13
snc1228y
감사   
2010-03-09 10:5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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